‘평안북도 구성시’를 북한의 가동 중인 핵시설 소재지로 공개언급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행보에 미국 측이 항의하며 대북 위성 정보의 공유를 일부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문제에서 ‘코리아 패싱’이 가속화돼버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여권 고위 소식통은 “(미국이 제공하는 대북정보가) 하루에 50~100장씩 쌓이는데 현재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측은 정동영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지역으로 기존 알려진 평북 영변과 남포시 강선 외에 ‘구성시’를 처음 언급한 점을 문제삼고 있다고 한다.
당시 정 장관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월 2일 이사회에서 한 보고 중에 굉장한 심각한 보고가 있다”며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고, 이란의 농축 우라늄은 (농축률) 60%인데 비해 북은 90%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것을 우선 중단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정 장관이 고위당국자로서 ‘구성’까지 처음 언급한 이후 미 측은 국내 외교안보 및 정보 관련 여러 부처·기관에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위성·감청·정찰 등 다양한 유형의 자산을 통해 대북 정보를 획득해 한국과 일부 공유해왔는데, 위성정보 일부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정보 사안이 공개되면 해당 정보를 포착한 자산이나 획득 방법이 역추적 당할 수 있고, 북한이 이를 토대로 보안 조치에 나설 경우 추가 감시·정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미 대사관 측 문의가 있어 장관의 발언 배경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다”며 “장관은 국제연구기관 보고서 등 공개 정보에 기초해 구성을 언급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국방부는 “군은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긴밀한 정보공유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미 간 정보공유 관련 사항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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