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시기 대북 소금지원 위탁 사업단 간부들

전남도 4.7억 소금사업 보조금 개인 유용 혐의

쌀가루사업 지원금 6800만원도 무관한 데 지출

주중北대사관에 ‘사업 편의 잘봐달라’ 수천만원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대북사업 지원용 보조금 수억원을 횔영·유용한 혐의로 기소된 대북지원단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전직 간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업무상 횡령·지방자치단체 보조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민화협 전 대외협력팀장 엄모씨에게 징역 3년과 6700여만원 추징 명령을 선고했다. 엄씨와 함께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도 징역 3년 선고에 6000여만원 추징 명령을 받았다.

민화협은 김대중(DJ) 정부 시절인 1998년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 200여개 조직이 모여 민족 화해와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엄·최씨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쯤 대북 소금지원 사업을 민화협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던 사업단의 각 기획이사와 업무이사였다. 엄씨의 경우 민화협에 대외협력팀장으로 합류해 해당 지원사업을 담당했다.

이들은 2019년 11월~2021년 7월 대북 소금 지원사업에 쓴다는 명목으로 민화협이 전라남도에서 받은 보조금 약 4억7000만원을 개인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민화협의 2022년 10월 자체 실태조사에서 사업상 구매했어야 할 소금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바 있다. 정부로부터 물품 반출 승인도 받지 않는 등 사업은 초기에 사실상 중단돼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쌀가루 지원사업 관련 보관하던 지원금 6800만원을 사업과 무관한 용도에 쓴 혐의도 있다. 엄씨는 횡령 보조금 중 약 20만위안(당시 환율 기준 3400만원 가량)을 주중북한대사관 관계자에게 ‘대북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전달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법원은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민화협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자금을 횡령했고, 그 금액이 약 5억원에 달한다”며 “특히 피고인들이 횡령한 4억7000만원은 전라남도로부터 대북 소금사업 명목으로 지급받은 보조금으로 이는 국민들의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또 “횡령 행위로 인한 피해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면서도, 이들의 사업단에서 쌀가루 지원사업의 원래 목적을 달성한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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