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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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5.0%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와 장기화하는 부동산 침체, 굳게 닫힌 소비 심리 등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있어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3조4193억위안(약 722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8%)를 상회하는 수치이자 전분기(4.5%)의 성장세를 뛰어넘은 호실적이다.

중국의 분기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5.4%를 기록한 이후 2분기 5.2%, 3분기 4.8%, 4분기 4.5%로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올해 첫 성적표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중국 정부가 제시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4.5~5.0%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이다.

분야별로 보면 산업 부가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고 서비스업(5.2%)과 농업(3.7%)도 준수한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1분기의 깜짝 반등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경제를 둘러싼 펀더멘털이 대내외 충격을 견뎌내기에는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대외 리스크는 지난 2월 말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 경제는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갔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2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와 다변화된 공급망을 바탕으로 단기 충격을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교역 조건 악화 및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하반기 성장 모멘텀이 급격히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부적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부동산 시장의 한파와 얼어붙은 가계 소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국가통계국 역시 “1분기 주요 지표가 반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적으로는 ‘강한 공급 대비 약한 수요’라는 불균형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실제 실물 경제 지표는 이러한 경고를 뒷받침하고 있다. 1분기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해 앞선 1~2월 누적치(-11.1%)보다 낙폭을 키웠다. 3월 주택 가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해 백약이 무효한 침체 양상을 보였다.

1분기 경제 성장에 대한 내수 기여도가 84.7%(전년 동기 대비 30%p 상승)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내수 의존도는 높아졌다. 그러나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7%에 그치며 시장 전망치(2.4%)는 물론 1~2월 수치(2.8%)를 모두 빗나갔다. 성장을 내수가 이끌고 있지만 정작 그 내수 엔진의 활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3월 도시 전체 실업률은 5.4%로 전월(5.3%) 대비 상승하며 민간 부문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와 같은 공격적인 거시 부양 카드를 꺼내기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미시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낮출 여지는 있지만 단기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경우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댄 왕 유라시아그룹 중국 담당 책임자는 “2분기에는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며 “성장률 방어를 위해 중국 정부가 국내 인프라 투자와 재정 지출의 고삐를 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를로스 카사노바 유니온 방케르 프리베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실업률 상승 등 민간 부문의 침체가 여전해 완전한 회복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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