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환율에 수입 구조 따라 영향 엇갈려
반도체·배터리 소재, 환율 상승 비용으로 직결
자동차·가전은 수입 줄고 생산 기회 확대
산업별 맞춤 대응 필요…투자 보호·공급망 개선 병행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올라서면서 반도체는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질 거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는 수입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라 상승분이 비용으로 그대로 쌓인다는 분석이다.
반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은 수입 감소로 국내 생산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산업연구원이 16일 발표한 ‘고환율기 수입 구조의 산업별 비대칭성과 정책 대응 방향’에 따르면 고환율 충격에 대한 산업별 반응은 뚜렷하게 갈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4일 1506.5원으로 1500원대를 넘어섰다. 이어 31일에는 1530.1원(장중 최고 1536.9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비용은 늘고, 수출 가격 경쟁력은 높아진다. 다만 한국처럼 수입 부품과 원자재에 많이 의존하는 구조에선 수출 경쟁력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수입 비용이 먼저 늘고, 곧 수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출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는 효과가 비용 부담에 묻히는 셈이다.
산업연은 환율 충격에 대한 수입 대응이 산업별로 엇갈린다고 진단했다. 산업연은 ‘수입유지형’과 ‘수입조정형’으로 나눴다.
반도체, 원유, 이차전지 소재는 환율이 올라도 수입이 줄지 않는 수입유지형에 속한다. 특히 원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대체재가 없어 수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필수재다.
반도체와 이차전지는 투자 위축이 이어지면 중장기 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차전지 소재는 전기차 수요 증가로 생산이 늘면서 환율보다 수요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는 대체가 어려워 환율 상승이 조달 비용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전과 자동차, 자동차부품은 환율이 오르면 수입이 줄어드는 수입조정형에 속한다. 완성품 수입이 감소하면서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부품과 소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지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산업연은 고환율 대응을 산업 특성에 맞게 달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입조정형 산업은 수입 감소를 국내 생산 확대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생산 역량을 키우고 내수 판로를 넓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핵심 부품·소재는 할당관세를 적용해 원가 부담을 낮추고, 무역금융 확대로 공급망 자금 안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유지형 산업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 투자 위축을 막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환율변동보험 지원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세제 지원과 정책금융을 연계해 투자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등은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해 수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은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선물환·통화옵션 등 환헤지 상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환위험 관리 컨설팅을 제공해 공급망 전반의 복원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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