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산하 위원회, 28년만에 대통령 직속으로 확대 개편
李 “부처와 이견 시 내가 직접 정리”…‘규제 차르’ 도입도 수용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고 민주적 통제 必”
이재명 정부가 규제개혁 추진체계를 28년 만에 전면 개편하며 대통령이 직접 국정 현안을 챙기는 ‘만기친람’ 리더십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처 간 갈등은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조율하고, 막강한 권한을 쥔 이른바 ‘규제개혁 차르(Czar)’ 도입 의지까지 밝히며 고강도 규제 철폐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던 규제개혁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의 규제합리화위원회로 확대·격상하고 민간 참여를 대폭 늘린 것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대한민국 대도약 대전환의 원년을 맞아 규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기 위해 추진 체계부터 바꿨다”며 “대통령이 직접 이끄는 새 위원회는 규제 개선 과제를 더 빠르게 결정하고 부처 간 엇갈린 문제도 강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국정 전반을 장악하려는 이 대통령의 강력한 그립이다. 이 대통령은 위원회 권고 사항을 두고 부처 간 이견이 발생할 경우를 상정하며 “위원회는 신중하게 부처로 제안하고, 부처는 검토 후 시행 여부를 피드백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위원회는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데 부처는 할 수 없다고 최종 결론이 나면 대통령실로 보고해 달라. 그러면 제가 정리를 하겠다”고 단언했다. 최고 권력자가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갈등 조정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차르’ 제도를 지역 메가특구 육성에 도입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에도 적극 호응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상훈 위원이 기후테크 관련 제도 개선을 제안하며 ‘메가특구 차르’ 제도를 언급하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누군가 차르 같은 사람이 있어서 한번 했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로봇 메가특구는 제가 한번 차르가 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스타일이다. 진짜 필요하다”며 즉각 힘을 실어줬다. 다만 권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며 선을 긋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차르 제도를 전면 도입해 활용했으면 좋겠지만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고 민주적 통제를 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겉으로 보기엔 선량한데 속은 시커멓게 대형 사고를 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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