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합리화 1차 회의 주재 "불필요한 규제 없애는 똑똑한 규제"
28년만에 대통령 직속 격상… 李 "부처 이견 시 내가 직접 정리"
로봇·바이오 등 4대 ‘메가 특구’ 승부수… "지방 살리기는 국가 생존"
이재명(얼굴) 대통령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패러다임을 '네거티브 규제'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법령과 정책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행위 외에는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국가 성장 잠재력을 '우상향'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기존 총리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를 28년 만에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하는 한편 첫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위원회의 위상 격상과 함께 규제 혁파 실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의결 권한을 부여했다.
이날 회의의 핵심 화두는 단연 '첨단 산업 규제 혁파'였다. 이 대통령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장 잠재력이 1%포인트씩 하락하는 현 상황에 강한 위기감을 표하며 "산업 발전 속도를 공공 영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면 안 되는 것들만 금지하고 그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근본적 틀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와대 역시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꼭 필요한 규제는 살리되 불필요하거나 낡은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정리하는 '똑똑한 규제'임을 강조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기 위한 초강수도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방소멸 대응을 단순한 시혜나 배려가 아닌 국가의 필수 생존 전략으로 규정하며 "특정 지역의 규제를 아예 없애는 대규모 지역 단위 규제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구상을 바탕으로 로봇, 바이오, 재생에너지, AI·자율주행차 등 4대 첨단 분야에 대한 '규제 메가 특구'를 지정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기업과 지방정부가 필요한 규제 완화 항목을 미리 준비해 직접 고르는 '메뉴판식 규제 특례' 등 파격적인 맞춤형 지원 패키지가 제공된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국정 전반을 강하게 장악하려는 이 대통령 특유의 '만기친람'(萬機親覽) 리더십도 돋보였다. 이 대통령은 부처 간 칸막이와 이견을 상정하며 "위원회는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데 부처가 할 수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면 대통령실로 보고해 달라. 제가 직접 정리를 하겠다"고 단언했다.
절대적 권한을 쥐고 규제 혁파를 주도할 '규제 차르(Czar)' 도입 주장에도 적극 힘을 실었다. 차르는 러시아 문화권의 절대 군주를 의미하는 단어로 특정 분야의 절대적 권한을 가진 자리를 뜻한다. 메가특구 관련 차르 제도를 도입하자는 정상훈 규제합리화위원회 지역 분과 위원의 제안에 이 대통령은 "우리 스타일이다. 진짜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다만 "투명하고 공정하게,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 구현을 고민하고 민주적 통제를 잘해야 한다"며 악용 가능성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강력한 규제 철폐를 위한 5대 합리화 방향을 확정했다. ▲AI 기반 규제 내비게이터 도입 ▲네거티브 규제 전환 ▲기업 성장 단계별 맞춤형 규제 설계 ▲메가 특구 도입 ▲사후 규제영향평가 등이다. 스타트업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창업 관련 행정 서류를 50%이상 감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이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위원회에 실질적 의결 권한이 부여됐음을 재차 강조하며 부처 관료주의를 넘어선 속도감 있는 현장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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