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황 만들었다” 선 넘은 발언에 보수 가톨릭 ‘부글’
공화당, 유가 상승에 교황 갈등까지 악재 겹쳐 ‘비상’
침묵하는 가톨릭 신자 밴스 부통령 향한 비판도 거세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전쟁 종식을 요구한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연일 날 선 비난을 퍼부으면서 여당인 공화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선의 일등 공신이었던 보수 가톨릭 표심이 이탈할 경우 11월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과를 거부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교황 비난 발언에 대해 “사과할 게 없다. 그가 틀렸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레오 14세를 향해 자신이 아니었다면 교황이 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정치 영역에 끼어들지 말고 본분에 충실하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특히 자신을 예수에 빗댄 이미지를 게시했다가 신성모독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으나, 교황에 대한 공격 멈추지 않고 있다.
공화당이 긴장하는 이유는 레오 14세가 지닌 상징성과 대중적 인기 때문이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미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레오 14세는 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이라 자국 내 지지세가 매우 두텁다. 14억 가톨릭의 수장을 직접 공격하는 행보가 자칫 집토끼인 보수 가톨릭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가톨릭 표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후보에게 5%포인트 밀렸던 가톨릭 유권자들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20%포인트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특히 백인 가톨릭 층은 트럼프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종교계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 종교자유위원인 로버트 배런 주교는 “트루스소셜의 발언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무례했다”며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정치적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중간선거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지지율이 낮은 전쟁 문제를 두고 인기 높은 교황과 대립하는 것은 전략적 실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의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가톨릭 단체 ‘공동의 선에 투표하는 가톨릭’의 머피 맥그로 공동회장은 “교회의 존엄이 훼손되는 순간 침묵하는 것은 공범”이라며 밴스 부통령을 압박했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교황이 미국의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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