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들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는 연락 받았다"

외신, 美당국자 인용 "미-이란 물밑 대화 계속 중"

트럼프 "이란 핵 갖는 걸 용인않겠다" 원칙 재확인

NYT, 핵 활동 중단 이란 5년, 美 20년 놓고 이견

이란 협상 재개 신호에 해상봉쇄가 지렛대 분석도

지난 11일 있었던 미-이란 종전협상 참석자들. 미국 협상대표 JD 밴스 부통령(왼쪽 사진 오른쪽)과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오른쪽 사진 오른쪽). AP·EPA 연합뉴스
지난 11일 있었던 미-이란 종전협상 참석자들. 미국 협상대표 JD 밴스 부통령(왼쪽 사진 오른쪽)과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오른쪽 사진 오른쪽). AP·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이 결렬된 후 호르무즈해협을 놓고 봉쇄와 역(逆)봉쇄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2차 협상 재개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이번 주 후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측이 협상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공개하며 외교적 해법의 여지를 남겼다. 동시에 핵 문제에 있어서는 강경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접촉이 동시에 전개되는 복합 국면 속에서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적절한 인물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이란은 매우 강하게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1차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도 양측 간 대화의 끈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합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이란이 핵을 갖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협상의 핵심 쟁점이 여전히 비핵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직후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이란의 경제 활동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세계를 협박하거나 갈취하도록 둘 수 없다"고 밝혀 봉쇄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이 같은 압박이 협상력을 높이는 '레버리지'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도 내비쳤다.

이처럼 공개적으로는 강경 대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협상 재개를 위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CNN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 사이에 지속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합의 도출을 위한 진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2주 휴전'이 끝나기 전 2차 대면 협상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며, 장소로는 이슬라마바드나 제네바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중재 역할을 맡은 파키스탄과 튀르키예가 여전히 양측 간 메시지 전달을 이어가며 협상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여전히 핵 프로그램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은 이슬라마바드 협상 과정에서 최대 5년간 핵 활동을 중단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최소 20년에 달하는 장기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년간 핵 활동 전면 금지는 사실상 핵무기 포기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란의 5년간 핵 활동 중단 절충안은 제재 완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염두에 둔 '시간 벌기용'으로 비쳤고, 미국은 이를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거부했다. 양측의 입장 차는 결국 협상 결렬로 이어졌고, 이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2차 협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트럼프의 이란 해상봉쇄라는 군사적 압박의 효과가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지역 외교 소식통들은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협상 복귀 유인이 높아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결국 동의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핵 개발을 둘러싼 양국의 인식 차가 근본적으로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21일 휴전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다시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와 군사 압박이 동시에 전개되는 현재 국면은 협상 재개의 여지를 남기면서도 언제든 긴장이 폭발할 수 있는 불안한 상태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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