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나이 100세 넘긴 ‘고릴라 할머니’… 5대 걸친 40여 마리 대가족 이뤄
좋아하는 과일 차 마시며 맞이한 아침… 비만 우려해 ‘설탕 제로’ 생일상 준비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암컷 고릴라 ‘파투’가 69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독일 일간 베를리너모르겐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베를린동물원에서 파투의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동물원 측은 파투를 위해 당근, 방울토마토, 사탕무,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선물 바구니를 마련했다. 사육사 크리스티안 오스트는 “매일 아침과 저녁 차 한잔을 마시는 게 일과 중 하나”라며 파투가 가장 즐기는 간식으로 과일 차를 꼽았다. 다만 동물원은 비만과 소화 장애를 우려해 당분이 높은 과일은 식단에서 제외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파투의 나이는 일반적인 고릴라의 평균 수명(35~45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현지 매체들은 파투의 나이가 사람으로 치면 100세를 넘긴 고령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 토르스텐 쇠네(63)는 “작년과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며 “노부인의 건강한 모습을 다시 보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경사스러운 날이었으나 고령에 따른 노화 징후도 역력했다. 파투는 현재 치아가 모두 빠지고 시력이 흐릿하며, 관절염으로 인해 거동이 느려진 상태다. 사육사 제니퍼 한은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 상태가 들쭉날쭉하다”며 “70살까지 살 수도 있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현재의 건강 상태를 진단했다.
파투의 출생 기록은 1957년 야생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날짜는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원 측은 4월 13일을 임의로 생일로 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파투는 1959년 서아프리카에서 한 프랑스 선원에 의해 발견됐으며, 당시 선원이 마르세유의 한 술집에 술값 대신 파투를 맡기고 떠나면서 베를린동물원으로 오게 된 기구한 사연을 품고 있다.
파투의 혈통은 1974년 태어난 외동딸 ‘두프테’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5세대에 걸쳐 약 40마리의 후손이 번성했으며, 그중 일부는 증조할머니 격인 파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권순욱 기자(kwonsw8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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