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마다 마스크 걸쳐, 재판부 지적에 내려놔

남편 尹 12·3 계엄 선포 전후 논의 “없었다”

박성재 前법무장관 검찰인사 관여의혹 부인

디올백 등 수사 무마 ‘장관 문자’ 여부 침묵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국정농단 의혹을 받아온 김건희씨가 12·3 비상계엄 선포 1년 5개월 만에 부부 간 사전에 이야기한 적 없다는 취지로 첫 증언했다. 전직 법무장관의 비상계엄 내란 종사 혐의 및 ‘디올 백 수수 무마 의혹’ 등에 관한 재판에서다.

김건희씨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교정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였다. 김씨는 본인 재판 등에서 자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정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씨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씨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제공·연합뉴스]

김씨가 증인 선서를 마치자 재판부는 증인 신문에 앞서 “이 사건은 관련 법에 따라 중계가 되고 있다”며 “전염병 등 사유가 없으면 마스크를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금 감기가 심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가, 이내 마스크를 벗었다. 증인 신문에선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관여 여부, 국정농단 의혹 질의가 이어졌다.

박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 소집, 합수본 검사 파견 검토 및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직원 출근 지시 등 계엄에 순차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2024년 5월 디올백 수수 의혹 관련 김씨로부터 검찰의 김건희 전담수사팀 구성에 관한 문의를 받고 실무자에게 확인 및 보고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계엄 선포 전후 모두로 언급이 없었는지’ 재질문에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검찰 인사에 관해서도 재판부는 ‘박성재 법무장관 임명에 관여한 적이 있는지’고 물었고 김씨는 “없었다”고 답했다. 2024년 5월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을 불렀던 박 장관의 첫 검찰 인사 당시 내용을 전달·보고받은 사실이 ‘없다’고도 했다.

다만 내란특검이 ‘본인이 피의자인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사건 관련 박 전 장관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상의한 사실이 있는지’, ‘본인이 피의자인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박 전 장관에게 메시지를 전송해 중앙지검·대검찰청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 묻자 답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박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은 친분이 있었는데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본인 사건)관련 내용을 들은 적이 있는지’ 묻자, 김씨는 “별로 없었다”고 짧게 말했다. 김 여사가 본인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질문에 대부분 증언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은 약 30분 만에 종료됐다.

김씨는 내일(14일) 열리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도 증인 출석한다. 지난해 7월 윤 전 대통령이 내란특검에 재구속된 이래 9달 만에 법정에서 재회하는 셈이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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