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요율 인하 방안 내주 발표
손보사 “보험료 다 내려야 할 판”
최고가격제 손해 정유사도 울상
“강제 인하, 비용 대비 효과 적어”
정부여당이 중동 사태에 따른 소비자 물가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이번엔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추진한다. 관공서에 민간기업까지 차량 5·2부제에 속속 동참하면서 줄어드는 자동차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줄일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다.
정부여당은 구체적인 방안을 다음 주에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한 달 전에는 1997년 이후 사라졌던 석유 최고가격제 카드를 다시 꺼낸 바 있다. 물가 집중관리품목 43개를 선정해 관리 중이며, 가격 인상 시 가능한 모든 규제 카드를 꺼낼 기세다.
소비자 물가를 잡겠다는 당정의 이 같은 정책에 기업들은 또 “억”소리가 날 지경에 놓였다. 정유업계는 이미 정부의 최고가격제로 발생한 국제가격과의 괴리로 인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지경에 놓였고, 그렇잖아도 소비 침체로 적자에 허덕이는 손해보험업계는 사실상 강제로 자동차 보험료를 내려야 할 처지다.
재정경제부 등 정부 부처와 더불어민주당으로 구성된 국회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특위 간사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안 의원은 “현재 차량 5·2부제 시행에 따라 운행 거리가 줄어든 만큼 보험료 인하 요인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금융위원회와 보험 당국이 보험료율 인하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늦어도 내주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손보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책의 취지는 공감을 하지만, 실제 부제운행에 동참했는지를 보험사가 일일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며 “자동차 사고가 줄더라도 물가 상승 영향으로 부품비·수리비 등이 오르면, 자동차보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참여 차량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최악의 경우 모든 차량의 보험료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 최고가격제로 손해를 떠안게 된 정유업계도 울상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당정은 1분기에 흑자를 냈으니 그 정도 손실은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인데 국제유가 급등으로 얻은 원유 재고이익은 유가가 떨어지면 그대로 손실로 바뀐다”며 “(수출가격보다 낮은 내수 가격에)손해보고 파는 것도 억울한데 기업을 죄인으로 만드니 억울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동사태 이후인 지난달 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은 50% 치솟은 데 비해, 국내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 평균은 단 6%만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 역시 50% 가까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들은 원가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팔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를 보전해주겠다며 추가경정예산에 4조2000억원을 반영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보상 방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국제 시세와 비교한 보상은 바라지도 않으니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만이라도 보전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가격을 강제로 낮춰서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은 비용은 엄청난데 반해 효과는 적다”며 “장기적으로는 소비절감 대책을 강구해야하는 시기”고 말했다.
김윤정·임재섭·최정서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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