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사태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까지 공시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는 금융감독원의 바이오 업종 공시 제도 개정을 '또 다른 규제'라고 본다. 증시에서 바이오주 거품론이 확대되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위축될 거라고 우려한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작성 기준, 방식 등을 보완한다.
금융 당국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작성 방식이 '깜깜이'인 점이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의 삼천당제약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 미국 파트너사와 1억달러 규모의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복제약 독점 계약을 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계약 상대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 확산됐다. 여기에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증여세 납부를 위해 대규모 지분매각(블록딜)을 하려고 하자 전 대표가 회사 성과를 부풀려 자신의 주식을 고점 매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천당제약의 13일 종가(52만6000원)는 지난달 30일 주가(118만4000원)의 반도 안 된다.
금감원은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임상의 성공 가능성과 주요 위험 및 변수, 향후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할 방침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런 방침에 대해 "임상 성공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지는 해당 기업 자체도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율성을 부여하되, 왜곡된 정보에 대해서만 페널티 조항을 부여하는 형태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민스러워했다.
한편 삼천당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프리(Pre)-ANDA' 미팅을 승인받았다면서 논란에서 빠져나오려고 시도하고 있다. ANDA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식 허가 신청을 뜻한다. 삼천당제약은 자사의 약물 전달 플랫폼인 'S-PASS'를 둘러싼 기술력 논란에 대해 "Pre-ANDA 미팅은 개발 전략이 ANDA 경로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접수 단계에서 거절된다"면서 "사전 미팅 승인이 곧 제네릭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먹는 비만약(위고비 필) 제네릭은 전체 비만약 시장의 60~70%를 처방 전환 시킬 정도로 파괴력이 큰 이슈인 만큼 단순히 제네릭으로 확정된 게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미국은 첫번째 복제약(퍼스트 제네릭)에 대한 절차가 까다롭다. 때문에 미국에서 제네릭 허가를 받으려면 소송 대응, 임상에 대한 과학적 증명, 자금력 등이 필수다. 그러나 삼천당제약은 핵심 기술에 대한 데이터조차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단순히 제네릭이라는 게 중요한게 아니다"라며 "삼천당제약은 언제 어떻게 승인받고 상업화할 것인지 절차적인 계획을 명확히 밝혔어야 했다"고 말했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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