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시설 진입로에 공공예산 투입

중기계획 무시한 사업 선정

지방행정 관리 허점 노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불법 농어촌민박과 야영장을 방치한 전북 남원시가 정부합동감사에서 적발됐다. 남원시는 토지주 민원을 이유로 하천점용허가 없이 진출입로 소교량 정비사업까지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행정안전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남원시는 람천 무허가 소교량 정비사업 인근 토지 소유자의 불법 농어촌민박과 야영장 운영을 확인하고도 원상복구 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여기에 토지 소유자의 민원을 이유로 불법시설 진출입로로 쓰이는 소교량을 정비사업 대상에 포함하고 도비를 지원받아 사업까지 추진했다. 또 하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했고 하천기본계획 검토도 생략했다.

정부 관계자는 “홍수위 아래로 소교량을 설치하는 것으로 공사가 진행돼 향후 원상복구 등에 따른 예산낭비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북은 재난 위험성이 높은 시설보다 우선순위가 낮은 시설을 정비사업 대상에 포함했다. 자체 평가기준을 적용하면서 중기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풍산리 세천 등이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행안부는 하천법 등을 지키지 않은 남원시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위법행위가 확인된 공무원 6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이 가운데 공익성이 없는 무허가 시설 정비에 예산을 투입하고 인허가 절차를 누락한 채 공사를 진행한 공무원 3명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남원시에 하천 인근 불법 농어촌민박과 야영장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과 이행강제금·과태료 부과, 고발 등 조치를 요구했다. 전북에는 중기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을 임의로 정비 대상에 포함하지 않도록 주의를 줬다.

기후부는 불법 하천공사로 훼손된 구간에 대해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하천·계곡 주변 불법시설에 대한 재조사를 진행하고 내달부터 합동 안전감찰에 들어갈 방침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앞으로 항공·위성사진 등 가용정보를 총동원해 적발한 불법시설물에 대해 예외없이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훼손된 하천의 신속한 복구는 물론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 이행 점검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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