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 美 최대 해양전시회 참가
군·의회서 대거 참석…즉석 협상도
존스법 규제 프리…수주 확장 기대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앞세워 미국 해양방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어필한다. 그동안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와 사업 기반 구축을 추진해 온 한화는 이제 필리조선소를 선봉장으로 내세워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수주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USA(HDUSA)는 오는 19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리는 'Sea-Air-Space 엑스포'에 참가한다.
미 해군협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미국 해병대, 의회 인사들이 모이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해양·항공·우주 분야 전문 전시회다. 전시를 넘어 정책과 예산 등까지 함께 논의되는 현지 주요 행사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전시 현장은 곧바로 수주 협상의 장으로 활용된다. 미 해군 고위 관계자와 국방부, 의회 인사들이 직접 참석해 전력 증강 계획과 조달 전략을 공유하고,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앞세워 이번 행사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내 생산 인프라와 인력을 갖춘 현지 조선소로,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함정 건조·정비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자국 항구 사이를 오가는 선박은 현지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존스법을 앞세워 자국 해양 산업 재건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군함 관련 사업은 사실상 미국 내 생산과 고용 창출이 전제 조건으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해외 조선업체가 단순 수출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반면 한화는 필리조선소가 있기 때문에 존스법 규제 장벽에서 자유롭다.
이번 행사는 한화의 장점을 미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드러내는 사실상의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현장에서 미 해군 및 정책 결정자들과 접점을 확대하며 유지·보수·정비(MRO)를 시작으로 향후 함정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USA와 한화 필리조선소는 최근 선박 설계기업 바드마린 US의 하청업체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 지원함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하며 미 해군과 처음 계약을 맺었다. 미 해군 사업 이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해군 사업은 초기 진입 장벽이 높은 대신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함정 건조와 정비가 수십년 단위로 이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미 의회와 해군에선 노후화된 함정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를 뒷받침할 조선소와 인력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한화에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지 생산과 정비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만큼 공급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필리조선소도 이를 겨냥해 이번 행사에서 미국 조선업과 해양 혁신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내세울 예정이다.
한화는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생산 거점 확보와 더불어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10월 미 해군 조선 고위직을 역임한 토마스 앤더슨을 한화디펜스USA 조선 부문 사장으로 영입했으며, 미국 에너지 대기업인 엑슨모빌 출신 제임스 세이거를 한화 필리조선소 상업부문 총괄로 선임한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미국인이 미국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것이 필수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통해 이 요건을 충족시켜 미 해군 사업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며 "이 점을 부각시켜 사업 참여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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