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노이즈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지속되자 시장의 무게추가 ‘전쟁 이슈’에서 ‘실적 장세’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치 상향과 밸류에이션 매력을 근거로,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은 실적 개선 업종 위주의 차별화된 대응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8.96% 상승한 5858.87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2.81% 오른 1093.63에 거래됐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전 협상 양상에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8일에는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 파키스탄의 2주 휴전안을 수용했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이어진 첫 번째 마라톤 종전 협상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이번주 증시도 미국·이란 전쟁 종전 협상에 영향을 받아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협상 전개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등락이 결정될 전망”이라며 “종전으로 나아간다는 방향성은 유효하지만 협상 과정에 따른 노이즈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단기간 내 합의 도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동 리스크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기업 실적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3일과 14일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실적 서프라이즈 이후 올해 코스피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나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쟁 변수와 무관하게 실적 방향성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상황으로 전쟁 리스크 완화 시 위험자산 선호 회복 속도는 빠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주 전 대비 당기순이익 전망치가 크게 상향된 업종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상사 자본재, 건설, 증권 등으로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영역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실적 기반 차별화 장세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장 둔화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8.6%까지 하락해 2020년 이후 최저, SK하이닉스는 52.8%로 2024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망치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8조원,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73%로 미국 기업들과 비교해도 1~2위 수준”이라며 “달러 약세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이 상승했다는 점도 수급 개선에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시중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반영될 수 있는 구간이라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 높은 업종과 종목으로 압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국내 증시에서 달러 약세 국면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기반으로 주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업종은 기계, 하드웨어, 조선, 방산, 화학”이라고 짚었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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