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야구단과 ‘냐한남자’ 컬래버 현장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 ‘고양이’로 가득 찼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지난 11일, 야구장 안팎은 고양이 컬래버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북적였다.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박힌 응원 도구가 관중석을 수놓았고, 팝업스토어 앞에는 새벽 5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이 열기의 주인공은 네이버웹툰 ‘냐한남자’의 캐릭터 ‘춘배’다. 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와 컬래버한 춘배의 인기는 원작 웹툰의 본편 연재가 5년 전에 마무리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스마트폰 화면 속에 있던 캐릭터가 웹툰의 한계를 넘어서 ‘독자적 생존 지식재산(IP)’으로 진화한 현장을 직접 찾았다.
◇아저씨부터 아이들까지… 성별·세대 뛰어넘은 인기
춘배의 성공 비결은 팬덤의 ‘무한 확장’에 있다. 기존 원작 웹툰의 주 소비층이었던 2030 여성뿐 아니라 남성 야구팬들까지 기꺼이 핑크빛 춘배 유니폼을 입었다.
야구장 곳곳에서는 야구 백팩에 춘배 봉제 인형 키링을 주렁주렁 매달거나, 한 손에 맥주를 든 채 파스텔톤 유니폼을 입고 응원가를 부르는 중장년층 남성 팬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은 웹툰 캐릭터가 특정 성별과 연령대의 전유물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었다.
춘배 팬들의 씀씀이도 대단했다. 새벽 5~6시부터 줄을 선 팝업스토어 첫 번째 대기자의 결제액은 80만원이 넘었다.
춘배 상품의 인기는 이미 온라인에서는 입증됐다. 지난 7일 출시된 춘배와 영철이 이모티콘은 출시 첫날 카카오톡 전체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며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은 인기를 증명했다.
◇화면에서 일상으로… “연재 종료는 끝 아닌 시작”
키움은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춘배 캐릭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춘배를 구단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입단식’을 열고 시구도 시켰다. 입단이라는 새로운 스토리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한 것이다.
웹툰 밖으로 나온 캐릭터가 일상으로 이질감 없이 스며든 것은 플랫폼과 작가의 치밀한 IP 비즈니스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웹툰 연재는 끝났지만, 이모티콘과 오프라인 팝업 등 이종 산업과의 융합으로 캐릭터를 대중의 일상 속 브랜드로 자리 잡게 만든 것이다.
작가와 팬덤이 끊임없이 서사를 이어간 점도 주효했다. 올소 작가는 캐릭터에 ‘키움 히어로즈의 찐팬(진짜 팬)’이라는 페르소나를 새롭게 부여했다. 팬들은 이 서사를 흡수해 ‘승리요정’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면서 웹툰을 모르는 일반 야구팬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키움 히어로즈 팬은 “지난해 ‘춘배 데이’ 때 팀의 성적이 워낙 좋아서 팬들 사이에서 춘배가 승리요정이 됐다”며 “올해 야구단에 입단한 춘배가 또 한번 승리요정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냐한남자의 연재는 끝났지만, 일상에 스며든 춘배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라며 “춘배뿐 아니라 마루는 강쥐 등 웹툰의 대표 캐릭터들의 생명력을 연장하고 일상에서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업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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