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공모주 직접 청약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 금융당국이 제도 적합성 검토에 착수했다. 한·미 간 상이한 IPO 구조와 현행 규제 공백으로 공모 절차의 현실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추진 중인 스페이스X 공모주 국내 일반 청약 방안에 대해 기초적인 법률 및 제도 검토에 착수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이다. 오는 6월 최대 750억 달러(약 112조8500억 원) 자금 조달을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 직후 목표 기업가치만 무려 1조7500억 달러(약 2633조2200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상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20여개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은 자사가 배정받을 공모 물량의 일부를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 청약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현행법상 해외 공모주를 국내에서 일반 공모 방식으로 배정한 사례가 없어 당국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과 달리 미국 IPO는 주관사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수요예측을 통해 물량을 배정한다. 반면 국내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받으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청약 절차를 밟아야 한다.

공모 절차 진행이 어려울 경우 기관투자가나 사모펀드에만 물량을 배정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배정 물량 소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당국의 규제 문턱을 넘지 못해 일반 공모 절차 진행이 무산될 경우, 미래에셋 측은 기관투자가나 특정 사모펀드를 대상으로만 해당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스페이스X 건은 단순한 공모주 청약을 넘어 서학개미들의 투자 수요를 제도가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CEO. [AP 연합뉴스]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 CEO.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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