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 공시가 전문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 이해도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공시 체계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전면 개편한다. 공시 표현과 구조를 재설계해 정보 해석 부담을 낮추고 투자 판단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공시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코스닥 시장에서 높은 비중과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임상시험과 기술이전 등 핵심 정보가 전문적이고 복잡해 일반 투자자가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기업가치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연구개발(R&D) 성과에 크게 의존하는 특성상 공시 정보 해석의 난이도가 높고 투자 판단의 불확실성도 큰 구조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제약·바이오 기업은 가치 평가 기준이 현재 실적이 아닌 '미래 R&D 성과'에 기반하고, 핵심 정보 역시 매출·이익이 아닌 임상과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구성돼 공시 이해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순한 정보 추가가 아니라 공시 구조 자체를 '이해 가능한 형태'로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TF에는 학계, 유관기관, 증권사 등 외부 전문가도 참여해 약 3개월간 개선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상장 단계에서는 증권신고서 내 기업가치 산정의 가정과 추정치를 보다 명확히 제시하도록 개선한다. 기존에는 공모가 산정에 활용되는 주요 가정이 형식적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해당 가정의 전제와 변경 시 영향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상장 이후에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연구개발 현황과 파이프라인 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단순히 임상 단계만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파이프라인의 현재 단계, 향후 일정, 주요 리스크, 기대 성과 등을 포함한 '스토리형 정보'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언론보도와 공시 간 정보 불일치 문제도 손본다. 일부 기업이 보도자료에서 공시보다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투자자 혼선을 초래하는 사례가 있었던 만큼, 향후에는 공시와 외부 공개 정보 간 정합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금감원은 이번 TF를 통해 상반기 중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투자자가 핵심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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