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47년 만의 최고위급 대면… 이란, ‘4대 레드라인’ 제시

약 50년 만에 첫 고위급회담, 전문가 협상 진입… 일정 전망은 엇갈려

미국과 이란이 1979년 단교 이후 47년 만에 최고위급 직접 회담을 갖고 전쟁 종식을 위한 역사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후 5시 30분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양국 대표단이 마주 앉았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일 전격 합의된 ‘2주간의 휴전’이 발효된 지 나흘 만에 성사된 것으로 파키스탄이 중재자로 동석하는 3자 대면 방식이다.

미국 측은 JD 밴스 부통령을 수반으로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등 약 300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필두로 약 70명의 대표단을 구성했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양국 대표단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각각 만나 의제와 방식에 대한 사전 조율을 마쳤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만남을 두고 “1979년 외교 단절 이후 약 50년 만의 최고위급 접촉이자 극적인 진전”이라고 일제히 평가했다.

회담 시작 전 이란 측은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4가지 핵심 요구 사항인 이른바 ‘레드라인’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전쟁 피해 배상 ▲해외 동결자산 해제 ▲중동 전역의 교전 중단이 포함됐다.

이란 국영 통신 IRNA는 “양국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자제와 이란 자산 동결 해제 수용 등을 고려해 협상을 시작했다”며 이 문제들을 최종 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담은 개시 2시간여 만에 전문가 단계로 전환됐다. 이란 대표단의 경제, 군사, 법률, 핵 부문 위원들이 투입되어 세부 조항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양측이 집중적인 논의 후 현재 휴식을 취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담 기간을 두고는 매체별 전망이 갈린다. 미국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에 며칠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본 반면, 이란 타스님 통신은 “현재 계획으로는 하루 안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양측이 건설적인 태도로 분쟁의 영구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이 제시한 15개 항의 종전안과 이란의 10개 항 역제안 사이의 간극을 이번 회담에서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중동 평화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대표단(왼쪽)과 이란 대표단. AP·EPA=연합뉴스
미국 대표단(왼쪽)과 이란 대표단. AP·EPA=연합뉴스
권순욱 기자(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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