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취재진에 비자 면제… 외교적 성과 홍보 목적도

“협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도 몰라”

미국과 이란의 사상 첫 종전 협상이 열리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전 세계 취재진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지만 정작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내용이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협상을 자국의 외교적 성과를 홍보할 기회로 삼고 파격적인 입국 편의를 제공했다.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전날 SNS를 통해 “항공사들은 비자가 없어도 방문객들의 탑승을 허용해 달라”며 도착 비자 발급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평소 한 달 이상 소요되던 비자 발급 절차가 현장에서 1시간 내외로 단축되면서 세계 각국 기자들이 대거 입국했다.

하지만 파격적인 입국 지원과 달리 현장 취재 환경은 극도로 제한적이다. 파키스탄 당국은 보안을 이유로 모든 취재진이 정부가 제공하는 셔틀버스로만 미디어센터에 출입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다. 미디어센터는 정부 주요 기관이 밀집한 ‘레드존’ 외곽에 위치하며, 유력한 협상 장소로 지목된 세레나 호텔과 인접해 있으나 주변 도로는 모두 철조망으로 차단된 상태다.

수백 명의 기자가 미디어센터에 집결해 중계 방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협상 주체인 미국과 이란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공식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회담의 정확한 시작 시각과 구체적인 장소조차 공유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인 나디르 구라마니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도시 전역에서 이동이 제한돼 있어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현장의 답답한 분위기를 전했다.

파키스탄 정보방송부는 프레스 카드 신청자가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몰렸다고 밝혔으나, 정보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벼랑 끝 담판’을 기록하려는 전 세계 언론의 취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을 앞두고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마련된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을 앞두고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마련된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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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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