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으로 드러난 학대 정황… 과거 불기소 전력 도마 위

의식 불명 뇌수술에 “쿵 소리 났다” 발뺌…경찰, 구속영장 신청

경기 양주시에서 온몸에 상처를 입은 3살 아이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친부의 학대 혐의를 포착하고 신변 확보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20대 남성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B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쯤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 시한 내에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해 학대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이가 경련을 일으키고 머리 부위 등에 치명적인 외상을 입게 된 직접적인 경위가 B씨의 폭행 등 학대 행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9일 오후 6시 44분쯤 양주시 옥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더니 경련을 한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드러났다.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3살 A군은 자발적인 호흡은 유지하고 있었으나 의식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보호자는 소방대원에게 “어디선가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가보니 아이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 과정에서 턱 부위의 멍 자국은 발견됐으나 육안으로 확인되는 뚜렷한 머리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반전은 병원 진료 과정에서 나타났다. 의정부시의 한 병원으로 옮겨진 A군을 진찰하던 의료진은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 “아동학대가 강력히 의심되며 머리 부분에 외상이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A군은 즉시 긴급 뇌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병원 측의 소견과 보호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 과거 신고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일 밤 응급실에 있던 친부와 친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친부 B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아동학대 의심으로 신고된 전력이 있었지만 수사 기관의 판단에 따라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함께 체포했던 20대 친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가 생사의 기로에 놓인 만큼 치료 상황을 지켜보고 돌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석방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경기 의정부시 경기북부경찰청. 연합뉴스
경기 의정부시 경기북부경찰청. 연합뉴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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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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