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교통장관 “호르무즈는 어떤 수수료도 부과할 수 없어”

오만과 통항료 같이 걷겠다던 이란에 반대 입장

이란, 여전히 호르무즈 통항 선박 15척 제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해협 맞은편을 끼고 있는 오만이 통행료 부과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만과 함께 통행료를 받겠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란 측 입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해협 개방 여부는 갈수록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오만 관영 라디오 알위살 등에 따르면 사이드 알마왈리 오만 교통장관은 전날 의회(슈라위원회)에 참석해 “오만은 국제 해상 운송 협약에 모두 서명했으며 이에 따라 해협 통행에 어떤 수수료도 부과할 수 없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인간의 개입으로 만들어진 인공 운하가 아닌 자연 통로”라고 말했다. 인공적으로 조성해 선박 통항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관리비가 들 수밖에 없는 수에즈 운하와는 다른 경우여서 통행료를 징수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알마왈리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혼란이 일부 국가들의 국제 협약 미준수에서 비롯된 ‘법적 공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과 미국 등 일부 국가가 특정 국제 해상법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상태여서 해협 운영에 대한 해석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알마왈리 장관의 발언은 최근 이란이 전후 복구 비용 마련 등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오만과 함께 받겠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것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기구 담당 차관은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감시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오만과 함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해협의 남쪽을 차지하는 오만과 통항료를 나눠 갖는다는 구상을 중재국에 전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당시 “(앞으로) 전쟁 이전의 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면서 “침략국과 그들을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항행의 제한과 금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길목이다. 이란과 오만 양국은 1974년 협약을 통해 등거리 원칙에 따라 영해를 중간선으로 나눴다. 전쟁 전까지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지정한 통항분리구역(TSS)에 따라 선박이 통항했다.

하지만 중동 전쟁 이후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사실상 폐쇄’ 됐다.

한편 같은날 러시아 타스 통신은 이란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하루 15척 이하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모든 선박의 이동은 이란 당국의 승인과 특정 프로토콜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용”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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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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