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주재 마지막 금통위

7연속 동결…10개월이상 금리 묶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연 2.50%로 유지됐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환율, 물가, 성장이 모두 불안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중심으로 2%를 넘어선 가운데,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은 최근 1520원까지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에 금리를 내려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키우고 물가·환율 불안을 부추길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금리를 올리기도 마뜩지 않다. 위축된 경기 속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선 마당에 재정정책 효과가 반감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면서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고, 바로 다음 달에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네 차례 회의 중 2·5월 두 차례 인하했다. 건설·소비 등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까지 겹쳐 경제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자 정책 초점을 경기 부양에 맞춘 결과다.

하지만 금통위는 하반기 들어 7·8·10·11월 잇달아 금리를 묶었다. 또 올해 1·2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차례 회의에서도 모두 동결을 택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10일 이후 다음 회의(5월 28일) 전까지 약 10개월 이상 2.50%로 고정된다.

금통위는 장기간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자칫 금리를 내릴 경우 전쟁 이후 들썩이는 물가와 환율에 자칫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2%)은 한 달 사이 0.2%p 뛰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미국·이란 간 2주 휴전 합의로 1480원대(9일 주간 거래 종가 1482.5원)로 내려왔지만, 언제라도 1500원을 넘을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 집값 상승세도 확실하게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금리를 서둘러 올리기에는 전쟁으로 위축된 경기와 성장이 걱정이다. 지난달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란전쟁 등을 반영해 우리나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p나 낮췄다.

이날 금통위의 7연속 금리 동결로 사실상 시장에선 ‘인하 사이클(주기) 종료’ 관측이 굳어지고 인상 전환 시점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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