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탄도미사일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공개한 탄도미사일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화성-11가’(KN-23)에 집속탄두를 탑재해 발사하는 실험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축구장 10개 면적이 초토화됐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넓은 지역에 무차별적 파괴력을 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탄두 안에 수많은 자탄이 들어 있어 폭발과 동시에 사방으로 자탄이 확산된다. 군사적 목표를 넘어 민간인 피해를 확대할 수 있어 국제사회는 집속탄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집속탄두 탑재 소식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는 북한의 군사 전략이 한층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반도 안보 환경이 또 한 단계 악화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안보 태세를 느슨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전방 병력을 줄이겠다는 논의가 대표적이다. 병력 구조 개편은 필요할 수 있다. 인구 감소와 군 구조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다. 그러나 시기와 속도가 문제다. 위협이 커지는 국면에서 전선의 밀도를 낮추는 결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억제력에 있어 숫자가 주는 심리적·전략적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첨단 전력으로의 전환, 효율적인 군 구조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나 그것은 충분한 대비와 보완책이 전제될 때만 가능하다. 특히 안보의 보루인 최전방은 결코 흔들려선 안 된다.

안보는 실험의 대상이 아니다. 상대가 위험한 신호를 보내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위협이 고조되는 국면에서는 더욱 보수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병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전력 보강과 대응 체계가 먼저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개혁이 아니라 ‘안보의 공백’이 된다.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과 현장의 경계 태세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순간 안보는 흔들린다. 지금은 최전방 방어선을 느슨하게 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더 촘촘히 점검하고 보강해야 할 때다. 정책의 방향이 현실과 어긋난다면 그 대가는 결국 국민이 치르게 된다. 정책의 신중함과 냉정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