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터 총장 ‘달래기’ 무색… 트럼프 "나토, 필요할 때 없었다" 직격탄
반대하면 빼고 찬성하면 넣고… 이란 전쟁 협조 여부로 미군 재배치 검토
다시 불붙은 ‘그린란드 병합’ 야욕… "엉망인 얼음 조각 기억하라" 경고
나토 넘어 한·일로 번지는 불똥… ‘안보 청구서’ 현실화될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주둔 미군을 빼내 협조적인 국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나토 무용론을 내세운 동맹 압박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 야심과 맞물려 대서양 동맹 체제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되는 일부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기 위해 주둔 미군 재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으며, 특히 이란 전쟁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스페인이나 독일 내 미군 기지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반면 국제연합군 창설을 지지한 폴란드, 루마니아 등은 미군 추가 배치 등의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면담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우리가 그들이 필요할 때 나토는 없었고, 우리가 다시 그들이 필요할 때 그들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글에서 "그 크고, 엉망으로 운영된 얼음 조각, 그린란드를 기억하라"고 언급해 과거부터 피력해온 그린란드 병합 야심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앞서 그는 유럽 국가들을 향해 그린란드 이슈와 관련해 "그들에겐 선택권이 있다"며 "'예'(Yes)라고 대답하면 우리는 깊이 감사할 것이고, '아니오'(No)라고 답한다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까지 염두에 두고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토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제어할 장치가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미군 재배치와 보복성 조치는 나토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이란 관련 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은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해왔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배치나 무역·안보 협상 과정에서 이른바 '안보 청구서'를 내밀며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SNS 게시글 마지막에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제외한 모든 문구를 대문자로 작성하며 자신의 발언을 강하게 강조했다.
백악관은 나토가 이란 전쟁 과정에서 미국 국민에게 등을 돌렸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어, 동맹국을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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