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속탄, 100여개국서 사용금지 합의… 北, 가입 안해
EMP·정전탄 등도 시험… ‘소프트 킬’ 실전화
이란, 집속탄 공격에 이스라엘 ‘아이언돔’ 무너져
국회 외통위원 “이란 집속탄 공세 뒤 韓 압박”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PBM) ‘화성포-11가’형(KN-23)에 집속탄두를 탑재한 시험을 실시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중동 전쟁을 통해 집속탄 개발 필요성을 학습한 북한이 이를 통해 한국에 위협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과학원과 미사일총국이 6~8일 사흘간 ‘중요무기체계들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전술탄도미사일 산포전투부 전투 적용성 및 새끼탄 위력평가시험을 진행했다”며 “화성포-11가형의 산포전투부(집속탄)로 약 6.5~7ha(약 2만평)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음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축구장 1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집속탄은 한 개 폭탄에 든 여러 개 자탄이 광범위한 지역으로 낙하해 폭발하는 무기다. 집속탄은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 불린다. 이런 무차별성 때문에 2008년 더블린 국제회의에서 100개국 이상이 집속탄 사용 금지에 합의했다. 다만 한국과 북한은 분단 상황 특수성을 이유로 가입하지 않았다.
북한은 전자기무기체계(EMP)와 탄소섬유탄(정전탄) 등도 함께 시험했다. EMP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전자장비를 마비시키는 무기다. 정전탄은 상대방 전력망을 파괴할 수 있는 폭탄으로 발전소나 송전소 등을 무력화할 수 있다. 전력과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소프트 킬’ 능력 실전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전쟁에서 학습 효과를 얻게 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들이 대부분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돔’에 요격됐지만 공중에서 수십개 자탄이 쏟아지는 집속탄 공격엔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최근 도시 한복판에서 이란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속탄이 떨어져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란 집속탄 사용을 규탄했다.
한국이 대공 방어막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타개하고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시험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 현대전에서 지상전 대신 공중전이 주를 이루면서 천궁-II 등을 개발해 각광받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A의원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한국이 요격 시스템, 즉 대공 방어망을 엄청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다. 북한이 우리에 대한 위협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통위 소속 B의원도 “무기 체계를 다양화 해서 한국을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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