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두나무]

금융당국이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와 고객확인 의무 미이행 등을 문제 삼아 두나무에 내린 3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됐다. 규제 공백 상황에서 사업자의 내부 통제 조치만으로는 고의·중과실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9일 두나무가 제기한 일부 영업정지 취소청구 행정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지난해 3~6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내렸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사업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위반하고,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지 않을 경우 제재가 가능하다.

쟁점은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한 규제 공백이었다. 당시 100만원 이상 거래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그 미만 금액에 대해서는 구체적 기준이 없었다.

두나무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객 확약서를 받고, 블록체인 분석업체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지갑 주소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통제해왔다. 다만 해당 시스템에서 'Unknown'으로 분류된 경우 거래가 허용됐고, 이 중 일부가 사후적으로 미신고 사업자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됐다.

실제 위반으로 지적된 거래는 약 4만4948건으로, 전체 100만원 미만 거래 대비 약 0.7% 수준에 그쳤다.

재판부는 두나무의 조치가 완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도, 규제당국이 구체적인 이행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가 나름의 통제 장치를 마련한 점을 인정했다.

특히 "사후적으로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고의 또는 중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규제 공백'과 '사업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사후 책임을 묻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향후 당국의 세부 규정 마련과 감독 체계 정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빗썸, 코인원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앞두고 있는 유사 소송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빗썸은 지난달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코인원도 영업 일부정지 3개월 등의 제재를 사전 통보받은 상태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있는 판례가 나온 만큼 향후 사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