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전격적인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됐던 선박 800여 척의 운항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통행 조건에 대한 양국의 온도 차로 인해 본격적인 물동량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의 데이터를 인용해 현재 페르시아만 해역에 묶여 있는 선박이 800척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원유·콘덴세이트 운반선 97척을 비롯해 LNG 운반선 19척 등 에너지 수송선 수백 척이 포함돼 있으며, 해협 밖에서도 200여 척이 진입을 대기 중이다.
양측의 휴전 합의 발표에도 해협 통행에 관한 세부 사항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이라고 표현했지만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군과의 조율을 통해, 그리고 기술적 한계에 대한 적절한 고려와 함께”라는 조건을 언급했다.
해운 업계 관계자들은 선박 운항이 재개되려면 더 명확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최상의 경우라도 물동량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이전 하루 약 135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이란의 공격 위협에 사실상 봉쇄된 이후에는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한 자릿수로 줄었다. 세계 원유·LNG 공급 물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난이 커지고 있다.
제니퍼 파커 웨스턴 호주 국방안보연구소 겸임교수는 “글로벌 해운 흐름을 24시간 만에 정상화할 수는 없다”며 “유조선 선주, 보험사, 선원들은 위험이 단순히 일시 중지된 게 아니라 실제로 감소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 중개회사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아시아 해상 부문 책임자인 루이스 하트는 휴전 계획이 필수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2주라는 기간 안에서도 활동이 한꺼번에 재개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선주들은 이제 어떤 선박들이 해협을 지나는지, 특히 이란의 우호국이 아닌 선박들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이 이란이 거론해온 ‘통행세’를 낼지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전 미 정보 자문관 마이클 프레젠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어떤 선박이 통과할 수 있는지, 누구에게 (통행료를) 얼마를 부과할지, 누구의 통과를 거부할지를 이란 정권이 통제하는 상황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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