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 미사일 발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7일에 이어 8일 오전과 오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오후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오전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약 240km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낙하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평양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비행 초기에 이상 징후를 보이며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김여정 노동당 부장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유감 표명을 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말한 다음 날부터 이틀 연속 이뤄졌다. 김여정 담화에 대해 청와대와 통일부는 남북 정상이 간접적으로나마 신속하게 서로 의사를 확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데 대남관계를 담당하는 장금철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겸 10국 국장은 7일 밤 이런 한국 내 해석을 “희망섞인 해몽”이라며 “참으로 가관”이라고 우롱했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가장 적대적인 적수국가인 한국의 정체성은 당국자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결단코 변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의 이런 조롱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우리 군이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이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에 따르면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미국 측 정보를 받고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성 위원장은 그러면서 “더 이상 자주국방이라는 말로 국민을 현혹해선 안된다”며 “정부는 즉시 어제 북의 미사일 발사 사실과, 그것을 왜 바로 공개하지 못했는지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정책에 대해 제고하라”고 촉구했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나 좌파 시민단체들 사이엔 한국전쟁에 연 179만명의 군인을 보내 3만7000명의 전사자를 내가며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켰던 미군을 용산에 주둔했던 청나라군이나 일본군처럼 점령군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1980년대 운동권 바이블이었던 ‘해방전후사’나 미국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류의 수정주의 역사관이 끼친 해악이다. 이들은 미국으로부터의 전작권 회수를 주권 회복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자주 국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자국만이 아니라 굳건한 동맹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특히나 북중러 간 군사적 연대가 강화되는 최근의 세계 정세속엔 그렇다. 만약 미국이나 일본이 없다고 생각해보라. 북중러 3국의 군사적 위협을 대한민국 홀로 대처할 수 있을까. 이런 맥락에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초다.

북한이 핵을 앞세워 연일 위협하는 상황에서 ‘정신적 위안’만을 위해 전작권을 조기에 회수하는 건 자해 행위다. 더군다나 이번 미사일 탐지 실패에서 보듯 우리 군이 스스로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의 과도한 간여로 땅에 떨어진 군의 사기도 문제다. 굴종적 대북관에 매몰돼 북한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보니 군 본연의 긴장감이 풀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주 국방은 말이나 의지만으로, 그리고 K방산이 각광을 받는다고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의 미사일 발사도 놓치는 마당에 전작권 환수가 가능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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