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해 있는 LPG선.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해 있는 LPG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던 선박들의 '대탈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7일(현지시간) "휴전에 따라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군과 조율을 통해 2주간 안전한 호르무즈 통행이 가능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해협의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현재 걸프 해역에 묶인 선박들은 800척이 넘는다. 해협 밖에도 200여척이 대기 중인 상태다. 휴전 발표 뒤 그리스 선박 등 2척이 통과를 시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는 등 '개방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곧 선박들의 '호르무즈 대탈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는 유조선의 조기 귀환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한국 선박은 원유운반선 9척, 석유제품운반선 8척, 벌크선 5척, LNG·LPG운반선 2척 등 총 26척으로 확인됐다. 고립된 한국 선원은 173명에 이른다. 이들 선박이 장기간 발이 묶인다면 국내 에너지 수급 차질은 물론 운임·보험료 상승 등 연쇄적인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배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 병목 현상을 감안한다면 무엇보다 우리 선박의 통과 순서를 확보하는 것이 화급하다. 선박의 안전 운항 보장도 필수다. 동시에 선원들의 건강 상태 점검과 긴급 대응 체계를 강화해 만일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수준의 대응으로는 어림없다. 전쟁 리스크가 정점을 지났다고 해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치밀한 대응이다. 결국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 유조선의 조기 귀환을 위해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점이다. 해협 통과 순서에서 밀리면 귀환은 기약 없이 늦어진다. 외교 채널을 총가동해 통과 우선권을 확보하고, 필요하다면 미국과의 공조 체계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단 한 척의 배도 뒤처져서는 안된다.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에서 드러난다. 지금이 바로 그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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