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 앞에서 경매도 청약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으로 묶인 탓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수요자들이 계약과 입찰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공급한 영등포구 신길동 '대방역 여의도 더로드캐슬'은 1순위 청약에서 25가구 모집에 291명이 신청해 평균 10대 1을 웃도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두 번째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으로 6채가 나온다.

작년 12월 공급한 안양시 만안구 '안양자이 헤리티온'도 일반공급에서 294가구 모집에 1707명이 청약 신청하며 대출 규제와 고분양가 대비 준수한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진행한 임의공급(2차)에 86가구가 다시 나왔다.

지난 2월 청약을 진행한 경기 부천시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 또한 1순위 청약에서 109가구 모집에 1317명이 몰려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지만 결국 미분양돼 3가구가 무순위 물량으로 풀렸다.

성남시 분당구 '더샵 분당센트로'는 올해 1월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44가구 모집에 674명, 1순위 청약 40가구 모집에 2052명이 청약 신청에 나서며 각각 평균 15대 1과 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 86가구 중 5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다시 무순위 공급으로 나왔다. 이 단지 전용 84㎡의 분양가는 20억5200~21억8000만원으로 분당 시범단지보다도 가격이 높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만약 6·27 대책 이전 또는 규제지역 지정 전이었다면 수요자들이 계약금 10%만 내고 버텼겠지만, 대출 규제 이후엔 청약 문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경매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규제 대피처로 꼽히던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6개월만에 1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이날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6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9.3%를 기록, 전월(101.7%) 대비 2.4%포인트(p) 하락했다.

감정가 구간별로 보면, 2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이 가장 낮았다.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해 1월 125.6%에서 2월 111.1%로 14.5%p 하락한 데 이어 3월에는 92.2%로 전월 대비 18.9%p 떨어지며 낙폭이 커졌다. 낙찰률도 전월(45.4%)보다 1.9%p 하락한 43.5%에 그쳤다.

수요자들은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몰리는 추세다. 지난달 응찰자 수가 가장 많았던 물건은 성동구 사근동 '하이츠'로 총 34명이 몰렸으며 낙찰가는 7억8300만원이었다. 영등포구 신길동 건영 아파트도 30명이 입찰에 나섰으며, 낙찰가는 11억410만원 수준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매도 대출 규제는 적용되지만, 실거주 의무가 없어 갭투자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규제 대피처로 꼽혔다. 그러나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졌고 강남권 아파트값도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투자 열기가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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