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233억달러로 최대… 수출 30% 급증
외국인 주식 ‘엑소더스’… 순매도 역대 최대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제 교역에서 230억달러를 웃도는 흑자를 거두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었음에도 정보통신(IT) 수출이 급증하면서 상품수지가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반도체 수출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3월에도 흑자 규모가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231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12월(187억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경상수지 개선을 이끈 것은 상품수지다. 2월 상품수지는 233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경상수지에는 서비스·여행·배당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지만, 이 중 무역수지와 성격이 유사한 상품수지 비중이 가장 크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급증했다. 2월 수출은 70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었음에도 반도체를 비롯해 컴퓨터 주변기기와 무선통신기기 등 IT 품목이 증가세를 주도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와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모두 늘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웃돌았다”며 “조업일수가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확대됐다. 2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은 13억3000만달러로, 과거 슈퍼사이클 시기였던 2018년과 2022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470억달러로 4.0%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늘면서 전체 수입은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1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12억6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지만, 겨울방학 성수기 종료로 출국자 수가 줄며 적자 폭은 축소됐다. 연구개발 및 사업서비스 지급 감소 영향으로 기타사업서비스수지는 흑자로 전환됐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2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이전소득수지는 7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228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늘면서 확대됐고, 증권투자도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132억7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와 인공지능(AI) 관련 경계감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3월 경상수지도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추가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 부장은 “3월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월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3월에는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 반영되면서 에너지 수입에 큰 변화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흐름은 변수로 꼽힌다. 유 부장은 “4월 이후에는 국제유가 상승이 수입에 반영될 수 있어 경상수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전쟁이 단기간 내 종료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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