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서울 시장의 자리는 단순한 행정가를 넘어 차기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평가받을 만큼 막중한 상징성과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시민들에게 깊은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칸쿤 출장’과 ‘여직원 동행’을 필두로 한 일련의 논란들은 그가 과연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이끌 청렴함과 투명성을 갖추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썸트렌드(SomeTrend)의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 분석(2026년 3월 30일~4월 5일)으로 도출한 ‘칸쿤’과 ‘정원오’라는 키워드에는 ‘의혹’, ‘논란’, ‘비판’, ‘의도적’과 같은 부정적 단어들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23년 정 전 구청장의 멕시코 출장이 있다.
당시 정 전 구청장은 공식적인 업무 수행을 명분으로 멕시코 출장길에 올랐으나 실제 행선지와 일정에 있어 석연치 않은 지점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휴양지로 알려진 ‘칸쿤’이 일정에 포함되었던 배경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해외 출장은 그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결과물 또한 구민의 이익으로 환수되어야 한다. 그러나 휴양지에서의 일정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공직 사회의 기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 전 구청장의 멕시코 출장이 현재 서울 시장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이유는 그것이 ‘일회성 실수’가 아닌, 행정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화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해당 출장의 구체적인 성과 보고가 미비하거나 일정의 상당 부분이 공무와는 거리가 먼 관광 및 휴양 위주로 짜여 있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 분석에서 나타난 ‘차별’, ‘범죄’, ‘고발하다’ 등의 연관어는 이 사안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 얼마나 냉담한지를 보여준다. 시민들은 그가 구청장 재임 시절 누렸던 권력이 서울 시장이라는 더 큰 권력으로 이어졌을 때, 유사한 행태가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여성 직원을 대동한 출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계에 의한 문제나 예산 집행의 불투명성은 공직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다.
정 전 구청장을 둘러싼 의혹은 비단 해외 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역구 내 이권 개입 및 특혜 제공 의혹이다. 성동구 내 쓰레기 폐기물 업체와의 수의계약 논란이 그것이다. 해당 업체들의 관계자들이 정 전 구청장에게 500만원이라는 고액 후원금을 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후원금이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한 ‘뒷거래’ 혹은 ‘보험’ 성격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공적 계약은 투명성과 형평성이 생명이다. 후원금을 낸 업체가 지속적으로 구청의 사업을 독식했다면 이는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표본으로 의심받을 수 있으니 해명되어야 한다.
정원오 전 구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권력의 중심에 가까울수록 검증의 잣대는 더욱 날카로워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보여주듯, 이미 민심은 그의 ‘의혹’에 주목하고 있으며, ‘허위사실’이라는 변명만으로는 가려지지 않는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장은 1000만 시민의 세금을 집행하고,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다. 칸쿤 출장의 진실, 고액 후원자와의 수의계약,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그리고 부적절한 인사 임명 등 이 모든 의혹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경선이 치러진다면 이는 서울 시민에 대한 기만이다.
민주당과 경선 관리위원회는 정원오 후보에 대한 ‘성역 없는 검증’에 나서야 한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과 정의가 당내 경선에서도 살아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의혹들을 덮어둔 채 본선에 나간다면 결국 그 대가는 서울 시민의 고통과 시정 혼란으로 돌아올 것이다. 지금은 ‘우리 편’이라서 감싸줄 때가 아니라, ‘서울 시장’이라는 무게에 걸맞은 인물인지 차갑게 해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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