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연대노조 소속 국가기관 공무직 노동자들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예산처에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공공연대노조 소속 국가기관 공무직 노동자들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예산처에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공공부문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잇따라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는 6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예산처에 '진짜 사장'으로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교섭 절차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정부 부처 행정지원직, 시설관리직, 전문상담 공무직 노동자 약 3000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각 부처가 아닌 기획예산처의 예산 지침에 따라 근로 조건이 결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공공부문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민간위탁 생활폐기물 노동자, 돌봄 노동자, 콜센터 상담원 등 다양한 공공부문 하청·위탁 노동자들도 잇따라 중앙부처, 국세청, 지자체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공공부문에 대한 하청노조의 교섭 신청은 150건을 넘어섰다. 이중 중앙부처는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 8곳이다. 노동자들은 예산과 인사, 업무 지침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주체가 정부인 만큼 정부가 '실질적 사용자'라고 주장한다. 일단 정부는 계약상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용자성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정부가 사용자성을 인정할 경우 공공부문 전반에서 교섭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이를 계속 부정한다면 법 취지와 현실 간 괴리가 커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명확한 기준 없이 사안별로 대응한다면 정책 신뢰는 흔들리고 노정 갈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공공부문은 민간과 달리 예산·행정·법적 책임이 얽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행정 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교한 기준 마련이 화급하다. 정부는 더 이상 입장 유보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교섭 범위, 절차를 명확히 제시하고, 공공부문에 적용 가능한 일관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노조 역시 법 해석을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는 제도의 안정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의 혼선은 예고된 측면이 크다. 제도를 만든 주체가 그 적용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현장의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책임 있는 정리와 명확한 해법을 내놓아 혼선을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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