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3.03포인트(1.36%) 오른 5450.33으로, 코스닥 지수는 16.38포인트(1.54%) 내린 1047.37로 장을 끝냈다. [연합뉴스]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3.03포인트(1.36%) 오른 5450.33으로, 코스닥 지수는 16.38포인트(1.54%) 내린 1047.37로 장을 끝냈다. [연합뉴스]

2030 청년들의 ‘주식 올인’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생활비를 제외한 수입 전액을 주식에 쏟아붓는 것도 모자라 상당한 규모로 빚을 내 투자하는 게 성행이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부채 증가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실정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일상이 된 청춘들의 모습은 단순한 투자 열풍을 넘어 처절한 생존 투쟁에 가깝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으로 볼 수 있다 .

이들이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 시장에 베팅하는 건 개인의 탐욕 때문만은 아니다. 성실히 일해 월급을 모아도 평생 내 집 마련조차 불가능해진 ‘자산 격차’의 절망이 청년들을증시로 내몰고 있다. 주변에서 주식이나 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면서,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증후군’ 또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로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한 원인이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은 수도권 아파트값은 땀흘려 번 근로소득의 가치를 처참하게 짓밟았다. 월급받아 저축만해서는 ‘벼락 거지’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속에서, 주식 투자는 계층 이동을 위한 마지막 남은 ‘희망 사다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반기업 정책들이 성행하며,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청년(15~29세) 실업률은 7.7%로 5년 만에 최고이며, ‘그냥 쉰다’는 청년은 50만명에 육박한다. 청년층 고용률은 43.3%로 둘 중 한 명 이상이 놀고 있다. 직업조차 없는 상태에서 수도권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니 청년들이 초조함과 조급증에 사로잡히는 건 당연한 이치다. 기업의 역동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땀 흘려 일하는 가치는 존중받지 못하며, ‘한 방’의 요행이 자산 형성의 유일한 길처럼 여겨지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청년들이 주식 차트와 해외 증시에 매달리는 현실은 국가 차원에서도 뼈아픈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주식은 손실 위험이 큰 위험자산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 격언처럼 큰 폭의 상승은 큰 폭의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앞장서 주식 투자를 권하고, 청년들은 빚까지 내가며 주식에 올인하는 건 반드시 큰 후유증 낳을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청년들의 ‘주식 올인’을 단순히 개인의 투자 책임으로 돌려선 안된다. 공급 확대 대신 수요를 잡는데 치중한 정책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노동에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정책으로 경제 활력을 떨어뜨려 청년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시급히 안정시켜 서민들의 주거 걱정을 덜고, 균형잡힌 노동 정책과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 좋은 일자리를 만들게 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 청년들의 ‘주식 올인’은 ‘희망 사다리’ 실종이 낳은 필연이다. 청년들이 절벽 끝에 선 투기꾼이 되도록 방치해선 나라의 미래가 없다. 노동의 가치가 복원되고, 성실함이 배신당하지 않는 공정한 사다리가 다시 세워져야만 위험천만한 광풍을 멈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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