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기후위기는 단순히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과 경제, 그리고 금융의 문제다.

우리는 그동안 탄소중립을 수없이 이야기해 왔지만, 정책과 현실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했다. 감축 목표는 거창한 선언에 그칠 뿐, 이를 실현할 투자와 자금의 흐름은 제대로 설계되지 않았다. 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저탄소 전환에 대한 정부와 금융의 지원은 충분하지 않았고, 기후 대응 산업은 필요성만 강조될 뿐 체계적 투자 기반은 부족한 상태에 머물렀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약 이후, 5년마다 상향된 국가별 감축목표(NDC)를 제시하며 탄소중립을 향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이미 치열한 ‘탄소중립 경쟁’이 진행 중이다. 각국은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으며, 기후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었다.

특히 우리와 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을 국가 전략으로 설정하고, 약 20조엔의 정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앞으로 10년간 150조엔 규모의 민관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역시 대규모 재정과 금융을 결합해 산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선진국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산업 정책이자 금융 전략이며,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 등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높은 주력 산업을 저탄소 구조로 전환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며, 국가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의 역할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기후금융은 기존의 녹색금융을 넘어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을 포괄한 것으로, 우리는 제도적·금융적 기반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으로 제22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입법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3월 19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탄소중립기본법 심사 소위원회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대표발의한 기후금융법의 핵심인 전환금융 정의, 공공금융 지원, 금융회사의 책무 조항이 개정안에 반영되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저탄소 전환을 위한 금융시스템 구축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된다면 철강산업의 수소환원제철 도입을 비롯해 수소 발전 전환,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등 대한민국 주력 산업의 저탄소 전환, 그리고 탄소중립 실현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 개발 및 미래 산업으로의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 개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법 시행 이후에는 형식적 이행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전환금융의 대상을 우리 산업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고, 실제 투자 흐름 변화에 대한 점검 등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 체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공공과 민간 금융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공공은 민간금융이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리스크를 부담하며 기후금융의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은 그 위에서 효율성과 혁신을 기반으로 한 저탄소 전환을 위한 투자 확대를 이끌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 지금부터라도 기후금융의 방향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기후금융 입법이 대한민국이 저탄소 경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법안에는 박덕흠·김기현·이헌승·김상훈·김기웅·우재준·유용원·최수진·엄태영·김예지·조승환·조배숙·김승수·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등 14인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해 함께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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