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인물보다 방향성 부재가 문제… 張 지도부, 모든 기회 차버려

‘실용주의’ 내건 李정부 국정 합격점, 대통령 개인기에만 의존은 흠

‘명청대전’ 李대통령 승리할 것… 당청 불협화음, 정권 자멸 지름길

與 ‘내란청산’ 프레임 옳지 않아, 文정부도 ‘적폐청산’ 매달리다 실패

수사·기소 분리 국민만 고통… 돈있는 범죄자에게 면죄 길 열어줘

금태섭 前 국회의원
이슬기 기자 9904sul@
금태섭 前 국회의원 이슬기 기자 9904sul@

[]에게 고견을 듣는다

금태섭 前 국회의원

“최근 보수 일각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간 제휴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또다른 ‘윤석열’을 데려오는 것밖에 안됩니다.”

26일 서울 서대문 디지털타임스 회의실에서 만난 금태섭(59) 전 국회의원은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몇몇 유명 개인 정치인의 힘만으론 보수를 재건하는 건 힘들다는 뜻이다. 그는 “‘절윤’을 못한 장동혁 지도부가 모든 기회를 다 차버렸다”며 “야권의 지지율이 회복돼야 우리 정치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실용주의’를 내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합격점이라며, 다만 대통령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흠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공관장 등 인사가 너무 늦고 형사사법시스템을 약화시키는 건 아주 위험하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간 이른바 ‘명청 대전’에선 결국 이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보듯 당청 간 불협화음은 정권이 망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의 검찰·사법 개혁은 모두 ‘개악’이라며, 힘없는 국민들만 고통받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검찰 개혁은 다리 아픈데 팔을 자른 격이라며, 검사의 보완수사권마저 없애면 돈 많은 경제사범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커진다고 했다. 대법관 증원법은 대법원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법원의 권위와 신뢰를 추락시키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민주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진지 오래라며, 철학도 방향도 없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의 폭주’를 돕고 있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다. 미 코넬대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서울대 법대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당시 지도교수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일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서울 강서구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공수처 설치 반대 등 당론과 다른 행보로 징계를 받은 후 2020년 탈당했다.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는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견지해온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현재 BBS 불교방송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확신의 함정’ ‘이기는 야당을 갖고싶다’ 등의 저서가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10개월이 다가옵니다. 그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대체적으로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비교하면 당연히 그렇고, 문재인 정부와 견줘서도 그렇습니다. 문 정부때는 지나치게 이념 위주였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또 국민들을 갈라치기 해 반발을 많이 샀습니다. 하지만 이 정부가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은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지율도 높고요. 걱정되는 것은 첫째 너무 대통령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국무회의를 공개하는 것이나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이 대통령이) 면박 주고 이러는 게 당장은 시원해 보일지 몰라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하나는 인사가 너무 늦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단점도 많았지만 인사는 체계적으로 됐습니다. 지금 이 대통령 주변에 김민석 총리도 계시고 강훈식 비서실장도 계시지만 인사를 위임받아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인 예가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도 해외 공관장들 중 임명이 안 된 자리가 많은 겁니다. 국제관계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데 청와대 안에서 대통령 말고 챙기는 사람이 없다는 게 걱정입니다. 그리고 사법 리스크가 예전부터 문제였지만 본인이 억울하시더라도 대통령직에 따르는 책임을 생각할 때 사법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또다시 헌법 질서가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사법 체계나 또 검찰 형사사법시스템을 약화시키는 것은 시간이 흐른 후 대단히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온 후에도 여전히 ‘내란 정국’을 끌고 가는 양상입니다. 이런 방향이 옳은 겁니까?

“저는 절대로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못 내고 결국 몰락한 게 ‘적폐청산’이라는 쉬운 길에 매달렸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사상 첫 탄핵을 당하면서 민주당이 선거에서도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걸 적폐 탓으로 돌리고 실질적인 실적을 못내면서 결국 교체 당한 겁니다. 다만 이 문제를 얘기할 때는 야당의 책임도 거론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당이 진즉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탄핵이나 개헌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세워 맞을 매를 맞았으면 민주당 비판에 훨씬 목소리가 실릴 거고, 여당도 내란 정국을 끌고 갈 수가 없었을 겁니다. 계엄이 난 지 1년이 훌쩍 넘어 1심 내란죄 판결까지 났는데도 민주당의 전략가들이 내란 정국을 끌고 가는 건 그게 가장 안전하고 편한 길이니까 그러는 겁니다.이는 야당도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이 주도하는 입법 과정에 대해 ‘의회주의의 파괴’라는 비판과 ‘개혁의 추진’이라는 옹호가 엇갈립니다. 정청래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의 국회 운영 방식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국회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이라고 추진하는 게 다 개악입니다. 사법 개혁 법안이라고 이름을 붙여놨는데 과연 이 법으로 인해 우리 사법이 좋아지겠는가라고 생각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현장 실무자들의 다수설이에요. 그리고 검찰 개혁도 마찬가지고. 문재인 정부 때 그렇게 개혁을 하자고 했는데 지금 더 안좋아졌습니다. 오히려 개악쪽으로 가면서 의회주의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개혁 법안이 통과됐으면 어떤 효과가 생기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검찰 개혁의 쟁점이 되는 것이 보완수사권인데 (민주당 내에서) 부작용에 대한 논쟁 자체가 없습니다. 개혁이라고 이름 붙여진 어떤 것들은 정치적인 색채를 띠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완수사권을 남겨두자고 하면 아 저 사람 친명이구나, 그리고 보완수사권을 없애자 그러면 친청이구나 이런 식이기 때문에 논쟁 자체가 안되는 겁니다. 한쪽이 항상 옳거나 항상 틀릴 수는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야당의 의견을 들을 수밖에 없는 장치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있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다수당이 국회의장을 하고, 소수당이 법사위원장을 하는 겁니다. 예전에 민주당이 80 몇 석 이었을 때도 법사위원장을 가졌어요. 그러면 국회의장이 법안 올리고 상정하고 다 할 수 있지만 법사위에서 통과가 안되면 안되니 야당도 거부권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소수당이라도 (여당이) 가서 설득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독주하다 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깁니다. 만약 정권이 바뀌면 국민의힘도 지금처럼 상임위를 독차지하려고 할 겁니다. 이러면 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내기는 아예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진보적인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인데 지금대로 가면 (그 반대로) 우리 사회에서 힘 없고 어려운 분들이 고통받게 될 것입니다.”

- 최근 유튜버 김어준씨의 이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에서 보여졌듯 정청래 대표는 이 대통령과 때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선 벌써 차기 당권과 대권 주자 경쟁이 벌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여러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만 대체로 갈등이 심하지만 이재명 대통령 쪽이 승리할 것이라고 보는 게 주류입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박찬대 의원에 압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차기 당권 경쟁에서 정 대표가 이기면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너무 어려워지거든요, 2년 후 총선 공천권을 갖는 대표가 되니까. 임기 1년밖에 안된 대통령 입장에서 절대 그렇게는 할 수 없다 보니 계속 엇박자가 납니다. 김어준씨나 그 주변에 있는 분들이 실수한 공소 취소 거래설도 여당 입장에서 반가운 게 아니에요. 여권 내에 갈등이 있으니 야권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좀 깊이 들어가 보면 당정 간에 체계적인 협조가 안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대통령이 모든 인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체계적으로 국정이 운영됐던 것은 고(故) 이해찬 당시 대표를 필두로 당에서 대통령을 서포트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히 인사 같은 데서 큰 잡음이 없었습니다. 계속 인재풀도 키우고 영입도 하고. 이게 안돼 망한 게 윤석열 정부입니다. 윤 정부는 그게 안되니까 뒤에서 대통령 귀를 잡는 사람, 윤핵관 같은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지금 민주당을 그 정도까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게 그런 모양이 돼 있습니다. 물론 여당이 대통령에 쓴소리 못한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대통령에 쓴소리 하는 건 좋은데 지금은 아예 협조가 안되는 겁니다. 이건 당에도 책임이 있습니다만, 대통령도 과연 당을 신뢰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듭니다. 윤석열 정부때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수사도 당하고 탄압당했다고 하지만 얼마 전 송영길 전 대표가 친문들이 공격했다고 했었으며, 이 대통령이 대장동 기소를 당한 것도 문재인 정부때였거든요.”

- 민주당의 뜻대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설치를 핵심으로 한 검찰 개혁 법안이 완료됐습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해 ‘정치 검찰’의 싹을 제거하겠다는 게 여당의 설명인데 부작용은 없겠습니까?

“수사와 기소 분리는 제가 맨 처음 민주당에서 주장했습니다. 이걸 대선 공약으로 만들었죠. 검찰은 크게 봐서 특수부와 형사부 2개가 있습니다. 특수부와 형사부는 완전히 달라요. 문제가 되는 건 특수부입니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형사부를 분리한 겁니다. 특수부는 지금 특검이라고 이름만 바꿔 존재합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검찰의 힘을 이용하고 싶어 특수부를 사상 최대로 키웠습니다. 지금 그 비판을 받으니까 이재명 정부에서는 (특수부가 아닌) 특검을 하는 거죠. 특검은 수사권, 기소권이 다 있고 막강한 조직과 인력도 갖고 있고 어떻게 보면 과거 특수부보다도 훨씬 강력합니다. 이를 놔둔 상태에서 통상적인 검찰, 형사부에 대해 벌을 주고 있는 거죠.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변호사 입장에서 범죄 피해자들이 고소해 달라고 찾아오는데 지금은 사건 수임전 꼭 1년 6개월에서 2년 걸릴 수도 있다고 얘기합니다. 옛날에는 한 6개월 걸렸거든요. 수임료를 돈을 받았는데 1년, 2년이 되도록 결론이 안나면 엄청 항의를 받습니다. 그러니까 (수사 기소 분리로) 평범한 사람들이 굉장히 고통받습니다. 소송에 관계되는 사람에겐 유죄, 무죄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더 중요하거든요. 또 예를 들어 회삿돈 횡령해 주식 투자를 한 사람이나 다단계로 돈 번 사람들은 재판이 질질 끌게 되면 수십억 챙겨 해외로 도피할 수도 있습니다. 검찰 특수부는 예전 경찰처럼 행동했습니다. 수사를 자기가 시작해 버리니까. 그러면서 기소까지 해버리면 경찰이 기소권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게 수사와 기소 분리입니다.검찰이 애초에 생긴 목적은 수사를 통제하라는 겁니다. 검찰 특수부만 없애고 특검을 안하면 깨끗이 해결될 것을 엉뚱한 조치를 해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다리가 아픈데 팔을 자르고 있는 격입니다. 아픈 다리는 여전히 아프고 팔은 새롭게 잘라서 아프고 이렇게 되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결국 특수부를 키우다가 특수부 검사들이 대통령도 되고 법무부 장관도 됐습니다. 특검을 키워 놓으면 언젠가 다음 정권에서 이상한 대통령이 나왔을 때 특검을 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특검은 집권 세력과 가까운 데서 비리 혐의가 있을 때 검찰이나 경찰은 눈치를 보니 안되니까 일시적으로 조직을 만들어서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야당 쪽에 상당한 정도로 인사권을 주는 게 원래의 의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에서 만들어 하고 있으니 부작용이 나중에 클 수 있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검찰이라는 이름이 붙건 공소청 수사관이라는 이름이 붙건 특검이라는 이름이 붙건 무슨 상관입니까. 저도 검찰 출신이지만 이런 식으로 ‘특검 공화국’을 만들었을 때 과연 어떻게 될까 우려스럽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가 특수부 검사 출신이 검찰총장이 되고 대통령이 된 검찰 특수부 공화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특검 공화국이라고 봅니다.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기소 사건 공소 취소를 위해 국정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만약에 조작기소가 밝혀지면 어떻게 할 거냐고 했더니 한 민주당 의원이 특검해야죠라고 했습니다. 검찰을 없애겠다는 사람들이 검찰과 똑같거나 더 강한 기관을 만든다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검찰 개혁하겠다면서 더 센 공수처를 만들었습니다. 권력기관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되는데 공수처를 정의의 기관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부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검사들 사이에는 뺏어가려면 뺏어가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보완수사권은 현실적으로 정말 필요합니다. 수사 현장에서 보면 범죄자나 피해자들은 온갖 이유로 자백을 합니다. 이를 진실인지 밝혀 억울함을 풀어주려면 검사가 간단하게라도 조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게 막아버리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경찰에 맡겨야 됩니다. 그런데 경찰로 다시 사건이 되돌아가면 강압 수사를 받을 수도 있고, 수사가 한없이 지체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보완수사제를 없애버리면 돈만 있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단계 폰지나 라임 사태 같은 경제 사범에 많을 겁니다. 경찰이 수사해 검찰에 넘기면 변호인이 등장해 이 부분이 억울하니 더 조사받아야 된다고 해 경찰로 돌려보내고, 경찰은 (이 사건을) 맨 뒤에 놓으니 다시 6~7개월 걸리는 겁니다. 이러다가 돈 갖고 튀는 거거든요. 헌법에서 압수수색하거나 체포 구속하려면 검사가 청구하고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서만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영장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보고 이것만 하라는 게 아니라 수사 과정의 적법성을 보라는 겁니다. 그러려면 (검사가) 직접 조사를 할 수 있어야 돼요. 검사로서도 보완수사권은 사실 번거로운 겁니다. 그래서 뺏어가려면 뺏어가라 이러는 거죠. (보완수사권 폐지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의 탁상공론입니다. 검찰이 절대 지금까지 잘한 건 아니고 정치적으로 굴곡된 결정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제도를 망쳐 놓으면 그 피해는 검사들한테 가는 게 아니라 범죄 피해자 또 수사받는 사람들, 전 국민한테 가는 겁니다.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남겨놔야 된다고 봅니다.”

- 검찰 개혁외에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제,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등 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벌써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 사법 3법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가장 문제가 대법관 증원법이라고 봅니다. 한 조직의 힘을 떨어뜨리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수를 확 늘려버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고 하면 의원들이 다 싫어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법관은) 선출된 권력이 아니라고 하는데, 물론 선출된 권력이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가 삼권 분립을 두는 것은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기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선거에 의해 선출된 것이 아니어서 그러니까 스스로 권위를 가지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삼권 중 제일 약합니다. 헌법에도 의회가 먼저 나오고 대통령 나오고 법원이 맨 끝이에요. 이래서 법원은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권위를 지켜줄 필요가 있는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내란 목적 살인죄로 기소됐는데 대법관 몇분이 내란 목적의 살인은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가 정보기관에 끌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런데도 그분들은 이런 얘기를 안 했어요. 법원의 권위가 떨어지거든요. 지금 대법관을 증원하겠다는 것은 대법원을 웃음거리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정원을 25명으로 확대하면 한두 명 이상한 사람 집어넣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러다 보면 법원의 힘은 떨어지는 겁니다. 사법이 힘을 잃으면 그 폐해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큽니다. 특히 여론의 공격을 당하거나 소수자의 권리를 지키는 문제에 있어서는 위태로운 사태가 올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법을 거부하기는 어려워도 내부적으로 설득해 되돌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 윤 전 대통령 내란 1심 재판이 끝나면 여야 간 협치가 일부나마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오히려 ‘다수당의 폭주’가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나 ‘건전한 비판’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비민주적 체제가 더 심화되었다고 평가하시나요?

“민주당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진 지는 오래됐죠. 제가 초선밖에 못했지만 요즘 의원들은 회사원 같은 경우가 많아요. 자기 의견이 없습니다. 제가 시사 프로그램 진행하는데 누가 나와도 다 똑같은 얘기를 해요. 그러면서 굉장히 정치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공천 등으로 보상을 받거든요. 국가적인 과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한데 지금 민주당은 정말 문제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야당도 문제입니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있고 법률가도 많으신데 대법관 증원법에 대해 이 정도 얘기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제가 민주당에 있으면서 공수처에 반대해 쫓겨나다시피 징계받고 나왔는데 그때 야당에다가 당신들도 의견을 좀 내라 그러면 인사를 잘하면 되지 식의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안 먹히는 거예요. 최소한 대안이 나와줘야 민주당에서도 한가지 의견만 갖고 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지금도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해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고 대안도 못내놓으니 (민주당으로선) 뜯어고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예요. 다른 의견을 내주는 레드 팀이 있어야 나중에 강한 야당을 상대할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을 민주당은 안합니다. 야당이 저 모양이라서 그러는 겁니다. 공수처 신설에 대해 당론인데 기권표를 던져 징계를 받았습니다. 투표 전날 당시 이해찬 대표가 저를 불러서 저녁을 먹었어요.그때 제가 공수처를 만들면 만약에 제대로 안되면 아주 무능한 기관이 될 거고, 만약 제대로 진짜 강한 기관이 되면 옛날 안기부처럼 사찰기관이 될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해찬 대표가 솔직하게 얘기하는 건데 그 생각은 못 해봤네 그러는 겁니다. 이런 지적을 야당에서 못하는 거예요. 그런 걸 했으면 민주당 내에서 논의가 있었을 겁니다. 민주당내 건전한 비판이 작동하지 않는데 이는 야당이 너무 못해서이기도 합니다.”

- 국민의힘을 이끄는 장동혁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포획돼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당으로서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은) 지지도가 높든 낮든, 선거에서 참패하든 어떤 방향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대구시장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의) 그런 컷오프를 했는지 이유가 없는 겁니다. 부산은 단수 공천하겠다고 그랬다가 갑자기 경선을 하게 됐는지 설명과 이유가 없으면 그다음에는 지지나 반대를 할 수가 없어집니다. 국민의힘은 전체 파이를 키워야 나중에 누가 대표가 되든 대선주자가 되든 할 수가 있는데 지금은 개개인의 이익만 보는 것 같습니다.”

- 6월 지방선거가 6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 지역과 연령대에서 민주당에 뒤쳐지고 있는데 민주당이 ‘싹쓸이 승리’를 할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경북에서는 국민의힘이 이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국민의힘이 어렵지만 민주당이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우리 국민이 한쪽에만 몰아주지는 않습니다. 균형을 맞춰주시는 건 있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그 선을 넘었습니다. 지난 연말 연초까지만 해도 이재명 정부가 다 가져가 폭주하면 안된다는 여론도 꽤 있었고 서울, 부산은 지킬 수 있는 형국이었는데 장동혁 지도부가 정말로 모든 기회를 다 쳐버렸습니다. ‘절윤’ 안하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하고. 도대체 목적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태도를 보이다 보니 이제 국민들도 이건 균형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여기서 만약에 이런 정당을 예를 들어 서울, 부산을 이기게 하면 정말로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집단적으로 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민의힘이라기보다는 보수 야권이 지지율을 회복해야 됩니다. 그래야 정치가 건강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정치가 엉망인 것 같지만 전 세계적으로 봐서 꼭 그렇게까지 엉망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도 저렇게 돼 있고, 유럽은 뭐 자기네 안보도 제대로 못하고, 일본도 그렇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사회가 갈라져 가고 있다는 겁니다. 양극화 극단화가 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세계화의 폐해일 수 있습니다. 세계화가 인류가 꿈꾸지 못했던 부를 가져왔지만 혜택이 몰리면서 불만들이 쌓여왔고 이 불만이 전 세계적으로 분노의 정치가 된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민주당도 여기에 편승하고 있는 셈인데 이는 대단히 위험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도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분노의 정치를 잡은 사람들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과 보수는 약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줘야 됩니다. 예전에 국민의힘에서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구호’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냥 다 버렸어요. 지금 보수에서 오세훈·한동훈·이준석이 손 잡아라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또다른 윤석열을 데려오는 것밖에 안됩니다. 저는 또 한 그 세 사람이 성격상 손잡기도 어렵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되고, 국민들도 더 이상 안속아줍니다. 진짜 야당이라면 방향을 보여줘야 됩니다. 양극화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보수가 챙기겠다라고 해야 합니다. 맨날 부동산 얘기하는데 강남에서 90억 하던 아파트가 70억으로 20억 깎았습니다라는 것만 합니다. 전세 월세 못 얻어 고생하는 사람들 손을 진정성있게 잡아줘야 합니다. 우리는 약자를 돕겠다 이게 필요하지 지금 오세훈·한동훈·이준석을 30명 데려와도 안됩니다.제가 그건 단언할 수 있어요.”

- 유튜브 정치의 폐해가 심각합니다. 국민들도 진영에 따라 크게 갈라진 상태입니다. “정치는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것이 아니라 타협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계신데 정치가 신뢰를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리더십이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부분은 정말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버들은 다 평범한 분들로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유튜브에서 좋아요 많이 받고 구독자 많아지면 돈 벌잖아요. 그걸 어떻게 막습니까? 이를 힘을 잃게 하려면 정치권 리더들이 이를 악용하지 말아야 됩니다. 그리고 지지자들한테 한 번쯤은 얘기를 해야 됩니다, 이거 하시면 안된다라고. 그런데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정도가 아니라 반대쪽으로 가버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시절 (이른바 ‘문빠’들이) 반대 정치인들에 문자 폭탄을 퍼붓기 시작한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다음 정말 고맙긴 하지만 그러시면 안된다라고 얘기했으면 그런 흐름이 확 꺾였을 겁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반대로) 양념 발언을 한 겁니다. 제가 공수처 설립 법안에 대해 당지도부에 얘기하고 기권했는데 지지자들이 처벌해 달라고 고발하니 징계를 했단 말입니다. 리더십이 실종된 거예요. 다 팔로우만 합니다. 정청래 대표, 장동혁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으니 이 문제를 들여다 봐주시면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큰 업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합리적 보수와 성찰하는 진보가 만나는 ‘중도층’이 갈 곳을 잃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이들을 결집할 구심점은 무엇이 돼야 할까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언젠가는 바람의 방향이 바뀔 겁니다. 정치가 극단화해 합리적인 사람이 갈 데가 없는 부작용이 쌓이면서 이렇게는 안된다는 바람이 불 겁니다. 그때까지 유권자들도, 정치인들도 겪어봐야 하는 건 불가피합니다. 바람이 바뀌기전부터 저처럼 이렇게 떠드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받는 거지만 그 노력을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민주당에서 나와서 신당도 만들어보고 저것도 해보고 하면서 박쥐냐, 충성심이 없다는 얘기를 듣지만 사실은 지금은 제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2012년보다 훨씬 안좋아졌어요. 그때는 그래도 여야 의원들이 같이 밥도 먹고 의견들도 나눴습니다. 그런데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이런 관계가 딱 끊겼습니다. 사리 분별이 안되는 거죠. 문서 위조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 된다는 데 대해 비판하는 것을 너는 저쪽 편이냐 이렇게 얘기하는 지경이니까. 이게 바뀔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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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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