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심장부에서 쏘아 올린 ‘K-정체성’

‘아리랑’에 담긴 뿌리에 대한 자부심

‘21세기 비틀스’의 귀환과 북두칠성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컴백 공연을 성료하며 광화문과 경복궁 일대를 세계적인 팝 명소로 각인시켰다.

현장을 찾은 2만 2천 명의 ‘아미’와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들은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로 돌아온 일곱 멤버를 열렬히 환영했다.

과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등 쇼 비즈니스의 본고장을 휩쓸었던 BTS는 활동 제2막의 출발지로 서울 광화문을 선택했다. 이번 공연은 전통 복식을 재해석한 의상과 경복궁을 조명한 드론 샷, 광화문에 투영된 미디어 파사드 등을 통해 한국의 미를 극대화했다. 특히 새 앨범의 포문을 여는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무대에서는 ‘아리랑’의 선율이 울려 퍼지며 전 세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문화계는 이번 공연을 기점으로 광화문이 역사적 장소를 넘어 K-콘텐츠의 다층적 성지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69년 영국 스타 클리프 리처드가 이곳에서 공연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지 57년 만에, 이제는 한국의 스타를 보기 위해 전 세계가 광화문을 주목하게 된 점은 상징적이다.

BTS의 13년 여정에는 항상 한국적 색채가 깃들어 있었다. 2018년 ‘아이돌(IDOL)’에서 국악 추임새를 선보였던 이들은 이번 신보 ‘아리랑’에서 그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수록곡 ‘No.29’에는 성덕대왕신종의 맥놀이 현상을 1분 넘게 담아내는 등 소리 하나에도 한국적 유산을 심었다.

가사 역시 당당하다. ‘에일리언스(Aliens)’에서는 “이제 모두가 K가 어디인지 안다”며 문화 강국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주류 팝 시장의 문법을 따르기보다 오히려 자신들의 뿌리를 전면에 내세운 BTS의 행보를 두고, 상업적 이득을 넘어선 ‘탈식민주의적’ 성취라고 분석했다.

BTS는 데뷔 초기‘흙수저’ 그룹으로 출발해 힙합 사운드를 강조하고 SNS를 통한 팬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시작했다. 성장기에는 ‘화양연화’,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를 통해 10대의 대변인 및 보편적 메시지를 확산했다.

전성기에 들어서는 빌보드 ‘핫 100’ 1위, 웸블리에 입성했고, 국악 추임새와 경복궁 무대 연출로 변화를 꾀했다. 이어 BTS 멤버 전원이 전역한 후 광화문 컴백 앨범 ‘아리랑’를 발매하며 전통 유산을 전면에 배치했다.

중소 기획사 출신이라는 한계를 딛고 ‘21세기 비틀스’로 불리게 된 BTS는 팬데믹 시기 영어 싱글로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며 정점에 올랐다. 이후 멤버 개별 활동에서도 지민과 정국이 솔로 1위를 기록하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군 복무로 인한 3년 9개월의 공백을 깨고 광화문에서 다시 하나가 된 이들은 ‘BTS 2.0’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멤버별 사진이 담긴 LP 7장을 연결하면 북두칠성이 완성되는 구성은, 각기 흩어졌던 일곱 개의 별이 다시 모여 하나의 길잡이가 되었다는 서사를 완성하며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혜선 기자(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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