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여부·범위·방식 미정…기후부, “내부 검토 단계”
전기차 포함·예외 범위 두고 실효성 ‘시험대’
전문가 “수송 수요 억제 불가피…상징적 효과도 존재”
중동발 에너지 위기 가능성에 정부가 차량 부제 카드를 꺼냈다. 민간까지 확대되면 사실상 19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5부제·10부제 등 수요 절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절약 노력을 범사회적으로 확산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혹은 10부제 등 다각도의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주문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무회의에서 관련 방안이 언급된 이후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는 내부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차량 운행을 제한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 정부는 고급 승용차 운행과 공휴일 승용차 운행을 전면 제한했다. 구급차와 취재차, 외국인 차량 등을 제외한 8기통 이상 차량이 대상이었다. 걸프전 여파로 유가가 급등한 1991년에는 약 두 달간 10부제가 시행됐다. 전국 단위 차량 5부제·10부제는 걸프전 당시가 사실상 유일하다.
또 차량 운행 제한은 과거에도 일정 기간 시행된 바 있다. 1995년 성수대교 붕괴 이후 서울에서는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10부제가 도입됐고, 1997년 동아시아경기대회와 2000년 아셈 회의, 2002년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도 한시적으로 차량 부제가 적용됐다.
차량 부제는 소비를 바로 줄이는 정책이다. 2011년 2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자 당시 정부는 에너지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올리고, 승용차 요일제, 강제소등 등을 시행했다. 이 시기 하루 평균 휘발유 판매량은 이전보다 약 12.1%(345만리터)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차량 부제가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도 주차 제한 수준에 머물러 강제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때 행정·공공기관 2부제가 시행되지만, 장거리 출퇴근 차량과 임산부·장애인·유아 동승 차량, 대응 업무 차량, 대중교통 접근이 불편한 지역의 차량 등은 사전 등록하면 적용받지 않는다.
민간까지 확대하면 적용 범위와 강제 여부, 전기차 포함 여부 등을 둘러싸고 예외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에너지 용도를 보면 산업용이 약 60%, 수송용이 20% 내외”라며 “산업용 소비를 줄이면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수송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차량 부제 등이 도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효과도 일부 있겠지만, 국민과 기업에 위기 상황을 알리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상징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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