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MLCC 납기 10주→16주로 지연
삼성전기, 작년 가동률 93%…풀가동 임박
인공지능(AI) 서버 확산으로 고급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에서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고사양 MLCC 제품의 납기가 기존보다 최대 4주 늘어났다.
고부가 MLCC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MLCC가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0% 안팎이다. 이는 삼성전기가 조만간 역대급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16일 대만 전자부품 유통업체 니치덴보에 따르면 최근 고사양 MLCC의 납기(리드타임)는 기존 10~12주에서 14~16주로 늘어났다.
니치덴보는 삼성전기와 파나소닉, 니폰케미콘 등 주요 부품사 제품을 취급하는 대만 전자부품 유통업체다. MLCC를 비롯한 수동소자 수급과 가격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유통 채널 중 하나로 꼽힌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니치덴보는 AI 서버와 AI 컴퓨팅 확산으로 고급 MLCC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 공급이 전반적으로 극도로 타이트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1위 무라타의 고급 MLCC 문의량이 이미 생산능력을 크게 웃돌고 있어, 높은 기술 장벽과 긴 증설 주기를 고려하면 단기간 내 수급 불균형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는 납기 장기화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공급업체들의 가격 정책에 따라 인상 폭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미 현물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MLCC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일본 무라타제작소(이하 무라타)의 나카지마 노리오 사장은 지난달 블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가격 변경이 현실적인지 판단하기 위해 AI의 실질적인 수요를 평가 중이고, 3월 말까지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한다"며 MLCC 가격 인상을 시사했다.
업계 2위인 삼성전기도 MLCC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의 생산량과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수동소자 생산 수량은 1만363개로, 직전 해(1만18개) 대비 소폭 증가했다. 평균 가동률 역시 93%를 기록하며 직전 해(81%) 대비 12%포인트 높아졌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은 고사양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평균판매단가(ASP)와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기에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 역시 올해 AI 서버용 제품 수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시장 전망 및 추진 전략에 대해 "AI 서버 및 네트워크 등 AI 관련 산업용 고부가 선단제품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MLCC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재고 수준이 낮게 유지되고 있어 현재 MLCC 시장이 공급자 우위 상황이며, 향후 수급 논리에 기반한 가격 상승이 탄력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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