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중·일·영·프 5개국 넘어 전방위 압박

첫 타자 日, 19일 정상회담 앞두고 자위대 파견 검토

靑 "신중 검토" 속 국회 동의·관세 보복 등 변수 산적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노골적으로 압박한 가운데 청와대가 '신중 검토'를 내세우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은 물론 중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까지 전방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19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 결과가 우리 정부의 파병 대응 셈법을 가늠할 타산지석이자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각) 미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호위를 위한 다국적 연합체 구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자신의 입을 통해 전방위 압박을 시전했다.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5개국을 콕 집어 군함 파견을 요구한 데 이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언론 인터뷰에서는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참여 여부를 기억해 둘 것"이라며 노골적인 경고장을 날렸다.

이는 파병 요구를 외면할 경우 이를 외교적 지렛대 삼아 향후 무역·안보 협상에서 강력한 보복 카드로 쓰겠다는 노골적인 압박이다. 나토를 향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왔듯 이제 유럽이 도울 차례"라며 "부정적 반응이 나오면 나토의 미래에 매우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직접적인 요청을 받은 한국,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은 일제히 신중론을 펴며 거리를 두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국가는 일본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16일 의회에 출석해 "미국의 요구를 아직 받지 않았다"면서도 "법률 범위 안에서 무엇이 가능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실제 자위대 파견 문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력 사용이 제한되는 '해상경비행동'이나 집단적 자위권 발동 요건인 '존립위기사태' 등 어떤 법리를 적용하더라도 일본 내외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한·미 간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고, 국방부는 16일 "아직 미국 측의 공식 요청이 없었다"면서 시간 벌기에 나섰다. 2020년 위기 당시 정부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직접 참여 대신 청해부대 작전 반경을 확대하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군 안팎에선 "기뢰를 제거하는 동시에 이란의 미사일·어뢰 공격을 막아야 하는 작전 난도가 상당해 한국군이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파병을 거부할 경우 한·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인 관세 및 안보 의제에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는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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