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건축 기행

천경환 지음 / 디자인하우스 펴냄

청계천 북쪽 일대를 뜻하는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악산 기슭에 있는 동네를 일컫는다. 서쪽으로는 갤러리들이 자리한 경복궁 건너편의 소격동부터 정독도서관과 한옥이 밀집한 가회동, 헌법재판소부터 재동초·중앙고로 이어지는 계동길, 창덕궁 담장을 따라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선 서순라길에 이르기까지 꽤 넓은 지역을 아우른다. 오래된 한옥만이 아니라 갤러리, 학교, 인기 있는 카페와 관공서, 다가구 주택 등 성격과 기능이 다른 다양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책은 북촌의 건축물을 실제로 탐방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담고 있다. 건축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옮겨다니다 친근한 말투로 하나씩 짚어가며 건축 요소를 관찰하는 식이다. 건축 여행은 두 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다. 첫 코스는 북촌의 동쪽 끝, 창덕궁 근처에서 시작하고 두 번째 코스는 북촌의 서쪽 끝, 경복궁 근처에서 시작한다. 두 여행 모두 계동길을 따라 올라가 원서고개에 자리잡은 저자의 건축사무소를 찾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시간과 공간의 합작품 공간사옥, 북촌문화센터, 금호미술관과 갤러리현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교육박물관, 송원아트센터, 설화수의 집과 오설록 티하우스 등 북촌의 여러 건물 중 구경하기 에 편하고 건축가의 설명이 필요한 곳들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저자는 때로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때로는 동네에 거주하는 생활인의 감각으로 건물과 사람, 풍경을 연결한다. 공간에 대한 탐구는 건물을 만든 사람들,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북촌은 단절된 작은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이 일어나는 무대다. 책은 무심히 지나치는 건물과 동네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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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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