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금융지주 주총 앞두고 일정 변경… 시장 혼선 우려도 변수

회장 선임·이사회 책임 강화 담길 듯… "내용 보완 작업 가능성도"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를 돌연 연기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개편안을 공개해 제도 변화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었지만, 발표 일정이 미뤄지면서 정책 조정 가능성과 배경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기존 금융지주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법제화해 이사회 운영과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 등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이 개선안에 담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2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됐다. 금융당국은 일정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금융지주사와의 간담회 일정 등을 다시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안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 강화와 이사회 책임성 확대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지며 금융권의 주목을 받아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참여한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약 두 달간 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마련된다.

금융회사 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 강화와 이사회 독립성 확대,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이 핵심 내용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기 위해 CEO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구하는 방안,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사외이사 3년 단임제 등이 주요 검토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 이전에 정책 방향을 제시해 금융지주들이 향후 지배구조 운영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발표가 미뤄지면서 금융당국 내부에서 정책 내용을 재검토하거나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달 말 예정된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일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 주총이 있는 오는 23~27일 사이에 예정돼 있지만 이미 안건이 확정된 상태라 개편안이 이번 주총에 직접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기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개편안의 수위 조정 또는 세부 보완 작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권의 의견과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추가 조율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사실상 CEO 선임 구조와 이사회 권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규제 강도가 높아질 경우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금융당국이 개편안을 공개할 시기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주주총회 일정이 마무리된 이후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향을 제시하되 실제 제도 적용은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은 회장 선임 절차나 이사회 운영 방식 등 민감한 사안을 포함하고 있어 정책 발표 시점과 수위에 대한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주총 일정과 맞물려 금융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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