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공급 우위 속 HBM4 경쟁 본격화… 패키징·공정 고도화 박차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인 7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차세대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총 6조7325억원을 지출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고치였던 전년 4조9544억원보다 1조7781억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은 35.9%에 달한다.

투자 확대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뚜렷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3조456억원이었고, 하반기에는 3조7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추가로 투입됐다.

차세대 HBM을 비롯해 그 뒤를 이을 HBF(고대역폭플래시메모리) 등 신성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가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개선도 대규모 투자 확대를 뒷받침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7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국내 기업 중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업황 호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핵심 업체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6세대 제품인 HBM4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과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와의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차세대 공급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는 HBM 경쟁력 유지를 위해 D램 공정 미세화와 적층 기술 고도화를 지속하는 한편,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과 파운드리 협력 모델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메모리 업체가 로직 공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방향으로 기술 난도가 높아지면서, 단순한 메모리 제조를 넘어 통합 설계·생산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열린 사내 소통행사에서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1등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라며 "(올해는) 위기의식을 갖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하고, 자부심은 가지되 자만심은 갖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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