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달러 돌파 유가에 사모대출 부실까지… ‘탄광 속 카나리아’ 비명
- 시장선 “설마 정부가 구제해주겠지” 안이한 기대 지적도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뉴욕 월가(Wall Street)에 18년 전 전 세계를 도탄에 빠뜨렸던 ‘글로벌 금융위기’의 망령이 슬금슬금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는 수준으로 치솟고, 금융권의 잠재적 시한폭탄인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2008년 대공황급 위기의 전조가 시작됐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넷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현재의 자산 가격 흐름이 2007년 중반부터 2008년 중반 사이의 움직임과 불길할 정도로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하넷은 월가가 18년 전의 비극을 그대로 복기(復記)하는 ‘평행이론’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넷은 현 미국 금융시장은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지 않고, 사모대출 문제가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적 위기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격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정책 당국이 월가를 구제해줄 것이 믿음 아래 자산가격 강세에 베팅하는 투자 포지션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당시의 악몽은 현재의 상황과 판박이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터져 나오던 시기,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에서 1년 만에 147달러까지 폭등하며 실물 경제를 초토화했다. 현재 역시 미·이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유가는 이미 100달러 고지를 넘어섰고, 여기에 사모대출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겹치며 시장의 모세혈관이 막히기 시작했다.
특히 월가에서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위기를 먼저 알리는 징후)가 이미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이 펀드 환매를 영구 중단하자, 알리안츠그룹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고문은 “이것이 2007년 8월의 재판(再版)인가”라며 개탄했다.
앞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월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에 투자한 펀드 3개의 환매를 전격 중단,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이어지는 전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선 기자(alread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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