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 푸틴,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소홀해지고 원유 수출 기회 갖게 돼 ‘어부지리’

- 미 재무부,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4월 11일 판매 승인

- 젤렌스키, 러 원유제재 일시 완화에 “러 입지만 강화”

- 마크롱 “러, 이란 전쟁으로 숨 돌릴 거라 생각하면 착각”

미·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최대 수혜를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전쟁으로 미국와 유럽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소홀해지는 ‘어부지리’를 얻었다. 뿐만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을 우려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를 한시적으로 해제하는 이득도 덤으로 확보한 상태다. 정치군사적으로 뿐만 이나라 경제적으로도 실리를 취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확충할 길을 연 것이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완화하기 위해 대러시아 제재 일부를 한시적 해제한 것이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러한 제재 완화만으로도 러시아는 전쟁 수행에 필요한 100억 달러(약 15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는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유럽연합과 전 세계 파트너들의 결의는 유지돼야 하며 러시아가 더 이상 허황한 기대를 품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중동 전쟁이 러시아에 호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러시아는 이란 전쟁이 자신들에게 숨 돌릴 틈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을지 모르나, 이는 착각”이라며 “유가 상승 등 어떠한 경우도 러시아에 대한 우리 제재 정책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 주요 7개국(G7)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G7 정상들은 지난 11일 올해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제안으로 화상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입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2일 오전 0시 1분 이전 선박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해 오는 4월 11일까지 판매를 승인하는 새로운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이 예외적이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그들이 그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그들 스스로 결정한 제재를 광범위하게 재검토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중동 내 휴전을 중재하려는 상황에 대해선 “기이하기 그지 없다”며 “러시아는 1년 넘게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여러 차례 제안한 휴전을 완강히 거부해 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달 24일 유엔 총회가 무조건적인 우크라이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러시아는 또다시 거부했다”며 “러시아는 그 어디에서도 평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제재를 해제하는 미국의 일방적 결정은 유럽 안보에 영향을 끼치므로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코스타 의장은 “대러시아 경제적 압박 가중은 러시아가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진지한 협상을 수용하는 데 결정적”이라며 “제재 약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이어갈 자원을 늘린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유를 막론하고, 제재를 지금 완화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 조치가 그릇된 행동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결국 우리는 러시아가 이란 전쟁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약화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장관도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 금고를 더 채우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미국의 조치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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