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중과 종료 앞두고 급매… 수요자 관망세 매물 쌓여

3.3㎡당 8432만원 전년동월比 12.5%↓… 아파트값 하락 가속

강남 집값 하락폭이 커졌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가 늘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률은 0.08%로, 전주(0.09%)보다 상승률이 0.01%포인트(p) 줄어들었다. 6주 연속 둔화세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의 경우 하락폭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강남구는 전주(-0.07%)보다 2배 가까이 더 떨어지며 -0.1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송파구(-0.09%→-0.17%)와 서초구(-0.01%→-0.07%) 또한 전주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 출회에 따른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재건축 추진 단지 및 정주여건 양호한 단지에서는 상승 거래 발생하는 등 혼조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고가보다 수억원씩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속속 체결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전용 84.92㎡는 지난달 26일 54억원(30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전 거래가 63억원(31층)에 체결된 점을 고려하면 9억원가량 빠진 셈이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86㎡ 또한 지난해 11월 28억원(6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지난달 27일 21억8500만원(13층)에 팔렸다. 서초구 잠원동 동아의 전용 84.91㎡도 지난 1월 36억5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썼으나 지난달엔 34억원에 거래됐다.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며 매물은 쌓이고, 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 3구의 매물은 총 2만4698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23일(1만7378건)보다 42%가량 증가했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대는 가격 하락세가 완연하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 전용 84㎡대 아파트 1평(3.3㎡)당 평균가격은 8432만원으로. 지난해 2월(9630만원)보다 12.5% 하락했다.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강남3구 아파트 국민평형의 실거래 비중이 가장 크게 감소한 금액 구간은 2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로, 작년 2월 43.1%에서 올 2월 23.3%로 비중이 19.7%p 줄었다.

20억원 초과 금액대의 실거래 합산 비중은 같은 기간 65.6%에서 41.7%로 23.9%p 감소했다. 반면 10억원 초과∼20억원 이하 구간은 실거래 비중이 33.2%에서 53.3%로 20.2%p 상승했다.

반면 외곽지역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지고 최고가 기록도 갈아치우는 중이다. 집값이 높지 않아 대출을 최대 한도인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임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된 점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중구(0.17%→0.27%)와 성북구(0.19%→0.27%), 강서구(0.23%→0.25%), 구로구(0.09%→0.17%) 등은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광고. [연합뉴스 제공]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광고. [연합뉴스 제공]

실거래가도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15억원 선까지 오르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의 전용 84.94㎡는 지난달 21일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으며, 강서구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의 전용 84.99㎡ 또한 지난달 5일 15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중구 신당동 약수하이츠 전용 84.88㎡도 올해 1월 17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무주택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발 가격조정 흐름이 한강벨트 및 인접 주요 자치구로 확산하는 반면,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매물 총량이 증가해도 실수요 유입이 꾸준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강세인 편”이라며 “최근 시장은 이전처럼 갈아타기 수요가 아닌 무주택자 중심의 ‘키 맞추기’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으로 사실상 무주택자들만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최대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외곽지역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3구의 경우 대출 규제와 양도세 중과 등으로 한동안 가격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