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호르무즈 지나려면 이란 허락 받아야”

“유가 200불 각오하라”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12일째 어이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군에 의한 선박 피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태국 화물선이 공격을 받아 승무원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선박도 정체불명의 충돌로 선체가 손상됐다.

이날 피격 선박들을 포함해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지금까지 공격받은 선박은 최소 15척으로 늘어났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선박 3척이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잇따라 피격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엑스프레스룸호를 이날 오전 타격해 배를 멈춰 세웠다”면서 “혁명수비대 해군의 경고를 무시한 채 운항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만 북쪽으로 11해리(약 20.4㎞) 떨어진 해상에서 태국 선적의 3만t급 벌크선(포장하지 않은 대량의 화물을 실어나르는 배) ‘마유리 나리’(Mayuree Naree)호가 공격을 받아 선체가 손상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 배는 피격 뒤 화재가 발생했다. 태국 해군에 따르면 구명정을 타고 배에서 탈출한 선원 20명을 오만 해군이 구조해 이송했고, 남은 3명을 구조 중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북서쪽 25해리(약 46.3km) 해상에서는 일본 선적 컨테이너선 원마제스티호가 미상의 발사체에 맞았다. 부상자는 없으며 침수나 화재, 기름 유출 등도 발생하지 않았다. 운항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피격 선박은 UAE 두바이 북서쪽 50해리(약 92.6㎞) 해상에서 공격받은 벌크선으로 파악됐다. 해상 위험관리업체 밴가드에 따르면 이 선박은 마셜제도 선적 스타귀네스호로, 선체가 손상됐지만 승무원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다.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는 모든 배는 이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20% 정도가 지나는 요충지로 현재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실은 선박의 통항이 중단됐다.

현재 걸프만에는 덴마크의 세계적인 해운·물류 기업 A.P. 몰러 머스크의 선박 10척이 갇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스라엘, 그들의 동맹국들에 소속됐거나 이들 나라의 석유 화물을 실은 어떠한 선박도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석유와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한다”며 “유가는 당신들이 불안케 한 역내 안보에 달린 것인 만큼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 해협에 기뢰까지 설치했으나, 미국은 이란의 기뢰부설함과 기뢰 저장 시설을 타격해 저지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민간 상선이 잇따라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국제 유가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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