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예금만 해오던 60대 은퇴자 A씨는 최근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면서다.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할 수 있어 개별 종목보다 위험이 덜하고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설명에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선뜻 투자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예금 외에는 금융상품을 거의 접해본 적이 없다 보니 구조를 잘 모르는 상품에 돈을 넣는 것이 막연히 불안해서다. ETF 종류도 워낙 다양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고민도 있다.
A씨는 "요즘 주식 이야기가 워낙 많다 보니 관심은 가지만 예금만 해오다 보니 개별 종목은 너무 어렵다"며 "코스피는 많이 오른 것 같아 코스닥 ETF를 사볼까 고민 중인데 괜찮은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ETF는 '주식 입문용 투자'로 자주 언급된다. ETF는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특정 주가지수나 자산 가격의 움직임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면 해당 지수에 포함된 여러 종목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별 종목을 직접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부담이 적은 상품으로 여겨진다. 한 종목에 투자하는 대신 여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기업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더라도 영향을 일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별 종목 대신 ETF를 찾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특정 종목을 고르기보다 시장 전체 흐름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같은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사면 해당 지수에 포함된 여러 종목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정 산업에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반도체나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특정 업종만 모아 투자하는 섹터 ETF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시장 방향에 따라 수익을 노리는 상품도 있다. 지수 상승률을 확대해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나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추구하는 인버스 ETF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 대상도 주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금·은 같은 원자재나 채권, 부동산 관련 자산을 추종하는 ETF도 있어 투자자는 하나의 상품을 통해 다양한 자산에 비교적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이에 ETF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은 올해 2월 말 기준 약 387조원으로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초 약 172조원이던 시장 규모가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최근처럼 증시가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변동장에서는 개별 종목 대신 ETF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다만 ETF가 '쉬운 투자'로 알려져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상품은 아니다. ETF 역시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이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분산 투자 효과가 있을 뿐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레버리지 ETF는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 상승률을 단순히 두 배로 따라가는 상품이 아니라 하루 단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오르내리며 횡보할 경우 지수는 큰 변화가 없더라도 ETF 수익률은 더 크게 줄어들 수 있다.ETF도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다. ETF는 순자산 규모가 지나치게 작거나 거래가 거의 없는 경우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이 경우 투자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투자가 종료되면서 손익이 확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ETF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투자 상품인 것은 맞지만 상품 구조와 투자 목적을 충분히 이해한 뒤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는 분산 투자 효과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이 입문 상품으로 많이 선택하지만 상품 구조에 따라 위험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단기간에 사용할 자금이라면 시장 변동성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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