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에 돌입하는 유통업계가 지배구조 선진화와 주주 환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있는 이 같은 움직임이 유통 산업군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 상장사들이 이달 중순부터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는 가운데,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 효율성 제고 관련 안건 상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19일 롯데하이마트와 GS리테일을 시작으로 20일 롯데쇼핑, 24일 신세계가 잇따라 주총을 연다. 26일에는 현대백화점, 이마트, 한화갤러리아, BGF리테일, 27일에는 한샘 등이 일제히 주총을 열고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주목되는 점은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관 변경이다.

신세계와 이마트, 현대백화점은 '집중투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올렸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선임 이사수 만큼 투표권을 부여해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그간 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배제해 온 이 제도를 수용하는 것은 이사가 주주 전체를 위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개정 상법과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적극 수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도 전자 주주총회 개최 근거 마련 등을 통해 주주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안건을 상정했다.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위한 안건들도 올라왔다. 연내 자사주 소각 실행 계획을 공시한 이마트는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 상향과 함께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기준일 지정' 방식으로 배당 절차를 개선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 등이 도입하는 새로운 배당 방식은 투자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방지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에 부합한다.

이사회를 재무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한 점도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 등 내부 인사뿐 아니라 우미영 아마존웹서비스 사내비즈니스 트레이너, 박세훈 모건스탠리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신세계의 경우, 우정섭 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이 밖에 유통사들은 내실 경영과 디지털 전환(DX) 전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올해 주총에서 피력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AI 기반의 물류·재고 관리 고도화로 비용 구조 혁신을 추진하며, 신세계는 백화점 본업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한 '락인'(Lock-in) 효과 극대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도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창출과 본업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은 고수익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와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GS리테일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운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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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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